대학가 위헌 학칙 논란 속 우리 학교 학칙 들여다보기
대학가 위헌 학칙 논란 속 우리 학교 학칙 들여다보기
  • 조희준 기자
  • 승인 2014.04.14 20:43
  • 호수 1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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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학칙과 학생준수사항 역시 학우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에서는 우리 학교 학칙과 학생준수사항 중 타 대학에서 ‘위헌학칙’ 논란이 있는 항목을 중심으로 위헌성 여부를 검토했다. 2010년 ‘대학생 민주학칙 개정운동’부터 학칙개정운동에 참여해온 박주민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학생 기본권 침해하는 학칙 존재해
학칙 제57조(학생활동의 승인)에 따르면 학생단체 또는 학생이 학내에서 행사를 열 때는 사전에 해당 기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학칙 제58조(금지활동) 역시 ‘학생은 수업, 연구 등 학교의 기본 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개인 또는 단체의 행위와 교육목적에 위배되는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승인해주지 않은 행사를 개최할 수 없으며, 학교는 ‘교육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학생들의 행사 개최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
‘교육목적에 위배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는 비슷한 내용의 학칙을 가진 서강대는, 2012년 9월 이 조항을 근거로 ‘김제동 콘서트’를 불허했다. 해당 행사는 서강대를 제외한 전국 대학에서 십여 차례 진행된 대중 강연이다. 이처럼 ‘교육목적에 위배되는’과 같은 불명확한 조항에 의해 학생들의 행사 개최가 제한되는 상황에 대해 박 변호사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해석했다.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결사, 집회, 출판의 자유 보장 안 돼
우리 학교 요람에 명시된 ‘학생준수사항’은 학내 자치법규 중 하나다. 이 학생준수사항 역시 헌법에서 보장하는 △결사의 자유 △집회의 자유 △출판의 자유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한 사전허가(승인)제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학교 학생준수사항은 이를 버젓이 위배하고 있다. 학생준수사항 ‘1-다’항은 ‘학생 단체에서 집회 및 행사를 하고자 할 때 행사 1주일 전에 학생지원팀에 행사신고원을 제출하여 허가를 받아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1-마’항에서는 △시위 △서명운동 △투표 △여론조사 △확성기 사용 등도 사전에 승인을 얻어야만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출판의 자유 역시 제한될 소지가 있다. 역시 ‘1-마’항에서는 교내외 광고, 인쇄, 게시물의 부착 또는 배부 등에 대한 사전승인제를 명시하고 있다. ‘3-가’항에 따르면 학생들이 간행물을 발간하고자 할 때에는 학생지원팀에 제출해 발간 허가를 받아야 하며, 간행물의 배포 또한 총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박 변호사는 “헌법에서는 인쇄물의 배부에 대한 검열을 금지하는데, 배포에 대해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검열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위협받는 학내 민주주의
결사의 자유도 위태롭다. 학생준수사항 ‘1-나’항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생자치단체 △체육단체 △종교단체 △순수한 학술연구 및 예술, 봉사, 교양, 취미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만을 조직할 수 있으며, 조직이 허가된 단체라도 ‘학교의 기본 기능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와 활동’을 하는 경우 총장은 이를 해체할 수 있다. 동아리 역시도 학생준수사항 ‘2-바’항에 따라 ‘활동이 불건전할 경우’ 총장에 의해 활동정지 및 해체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이러한 규정은 학생들의 교육에 방해가 되는 상황에 대비해 유지하는 조항일 뿐 이를 직접 행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 출판의 자유 등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이러한 학칙에 대해 학우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문지현(문정13) 학우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하는 학칙인데, 그걸 만드는 데 있어 학생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불합리한 학칙에 대한 개선요구가 있어도 반영되기 힘든 구조라는 점에서 학내 민주주의가 아직 구축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과잉금지의 원칙=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국가 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원칙.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을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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