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정민 기자 (greenimjh@skkuw.com)

학생자치. 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이는 아마 나와는 멀리 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 아직도 학생자치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익숙해졌을 뿐이다. 보도부 기자로서 매주 월요일 중운에 참관하고, 매 학기 한 번 열리는 확운과 전학대회에 참석하면서, 내가 매일 지켜보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학생자치의 일부라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러나 때때로 조금 더 가까이에서 지켜보기 때문에 실망하는 상황을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열린 인사캠 전학대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날 중운에서는 새로 도입된 의결방법과 안건상정과정 등에 관해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대의원들은 의문이 드는 부분에 있어서 거침없이 발언했다. 매주 중운에 참관하면서 단과대 회장들이 논의하는 걸 봐왔던 나로서는 항상 그들만의 논의가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곤 했기에, 평소에는 자주 보지 못하는 각 과 학년 대표들이 문제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하고 논쟁하는 부분을 보면서 아직도 학생자치에 관심을 가진 많은 학우가 있다는 걸 직접 느끼게 됐다. 중운, 확운, 전학대회 등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말을 듣자마자 물음표를 띄울 이 말들을 자연스러운 일상어처럼 이야기하는 그 사람들의 논쟁을 보는 것에서 감동했다.
기자로서 조금은 가까운 곳에서 학생회 사업을 이뤄가고, 때로는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많이 보면서 비판 지점도 많이 봐왔다. 그렇지만, 아직 각 과의 학년대표라는 어쩌면 일반학우와 가장 가까운 학생대표들이 여전히 학생자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봐오면서 일반 학우들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쓴 학생회비 기획도 비슷한 맥락이다. 닭과 달걀 무엇이 먼저이냐는 질문에 답이 없듯이, 학생자치의 쇠퇴와 학우들의 무관심 중 무엇이 먼저인지를 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자치활동을 위해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학생자치단체들이 있다면 학우들은 적어도 그를 위한 관심은 가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