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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학생자치의 의미를 떠올리며이혜리(중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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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1호] 승인 2014.05.07  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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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후 날이 풀리면 인사캠은 캠퍼스 투어를 하러 온 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차곤 한다. 어느 날 경영관 앞을 지나가는데, 한 고등학생 소년의 말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대학은 자유롭잖아". 다른 선택지는 주어지지 않은 입시경쟁이라는 또 다른 숨 막히는 환경에서 그 소년에게 대학이라는 공간은 자유로운 곳이었고 자신이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이전과 달리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자신이 소속될 공동체(과, 학회, 소모임, 동아리 등)를 선택할 수 있거나(혹은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다양한 활동들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대학이 '자유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대학이 학생자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자치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자치(自治)'는 말 그대로 스스로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오늘 어떤 옷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라는 단순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우회할 수 없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사회, 정치, 경제 등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까지 타인에게 강요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자치는 이러한 각자들의 자치들이 모여 대학이라는 공간에 대한 고민, 대학생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대학생인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을 의미한다. 딱딱하고 장황한 설명이었지만 나는 학생자치가 오늘 수업을 들을까 말까, 당장 엠티를 갈까 말까, 축제 때는 무엇을 할까 등 가볍고 바로 내 앞의 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성대신문 제1560호는 이러한 학생자치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기사들로 구성돼 있었다. 파행된 인사캠 전학대회를 통해 전학대회의 의미가 대학 사회에서 잘 공유되지 않고 일반 학우들의 관심과 활발한 참여가 부족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안녕하지 못한 학생회칙을 통해서는 학생회칙이 현실과 괴리되고 개선되지 않아 학생자치와 학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학생회비 인식 조사를 통해서는 학생자치의 물질적 기반이 되는 학생회비가 많은 학우들의 필요성을 얻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학생회비가 부족하게 되면서 학생자치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과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기사들은 지금 대학 사회에서 학생자치라는 가치들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많은 학우들은 더 이상 학생자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거 독재 정권에 저항하고 사회 비판의 기능을 수행하며 대학생들은 학생자치와 더불어 '자유로운 대학'의 이미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이 그러한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학생자치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짐에 따라 이제 더 이상 학생자치를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자치는 보장돼야 하고 계속해서 요구돼야 한다. 학생자치가 점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학교에서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학과를 폐지하거나(우리 학교에서도 05년도에 사회복지학과를 폐지하려 했었고 이를 학생들이 막아냈다.) 학생들이 준비한 강연회나 행사 등을 무작정 막거나 학생들이 게시한 자보들을 떼기도 한다. 올해 겨울에는 인문관 외벽에 있던 게시판이 학생들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 돼 자보를 게시하던 여러 과, 소모임 등의 공동체뿐만 아니라 자보를 통해 정보를 얻던 수많은 학생들도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학생자치의 의미를 학생인 우리가 계속해서 말하고 학생자치 보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대학은 자유로운 공간으로 여겨질 수 없으며 대학 생활의 기반조차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혜리(중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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