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나영 기자 (nayoung4798@skkuw.com)

스포츠 심리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대학 소속 스포츠단 역시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중이다.
우리 학교 스포츠단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 3월에는 선수들의 한해 선전을 기원하는 출정식 행사 중 하나로 스포츠 심리학 관련 특강을 개최했다. 당시 특강을 진행한 체육과학연구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나만의 루틴 만들기 △혼잣말 많이 하기 △훈련일지 작성하기 등 선수들이 경기에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소개했다. BMX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민이(스포츠13) 학우는 “강의에서 배웠던 ‘시합에서 긴장하지 않는 방법들’을 꾸준히 실천해보고 있는 중이다”며 “이를 통해 새 시즌을 앞두고 굉장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스포츠단은 특강 이외에도 선수들이 심리 상담이 필요할 경우 교내 학생상담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선수들의 심리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학교 스포츠단 관계자는 “스포츠 심리학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관련 프로그램을 고려해볼 것”이라면서도 “우리 학교는 스포츠 심리학을 도입하는 초기 단계로 자체적으로 정기적인 심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학교 스포츠단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 체육학과, 심리학과 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 스포츠단의 심리 프로그램은 타대에 비해 심리학 이론과 실전을 함께 적용하는 우수한 사례로 손꼽힌다.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프로그램은 특히 심리 이론 교육과 상담이 병행될 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해 선수 개개인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이론 교육이 뒷받침 될 때 선수들은 의지를 갖고 상담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고려대 스포츠단의 심리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최영준 박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선수단을 대상으로 불안심리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선수 개개인의 심리상태와 컨디션을 체크한다.

▲ 2011년 정기전에서 고대 럭비부가 연세대와 승부를 벌이고 있다.

 ⓒsports KU 제공

프로그램 도입 이후 2011년 고려대 럭비부는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8대 5로 역전승을 거뒀다. 고려대 럭비부의 승리요인 중 하나로 최 박사의 심리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정기전에서 럭비부를 이끌었던 김성남 감독은 고려대학교 스포츠 매거진 ‘Sports KU’와의 인터뷰에서 패배의식에 빠졌던 선수들이 최 박사와 심리 상담을 진행한 이후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럭비부는 한 때 계속된 패배로 경기에 대한 의욕을 완전히 잃었었다. 김 감독이 아무리 경기를 이길 수 있겠냐고 물어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러나 최 박사와 정기적인 교류를 한 이후에 비록 경기에서 졌더라도 ‘경기 과정은 만족하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과 비교해 높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렇게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해진 결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려대 체육위원회 관계자는 “스포츠에서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타 대학은 아직 그 중요성을 모르거나 여건이 안 돼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심리학은 이제 더 이상 국가대표와 프로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학교 스포츠과학과 이경현 교수는 “심리 프로그램은 심리학자가 독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고 △선수 △심리학자 △코치 사이에 유대감이 형성됨으로써 더 큰 효과가 발생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선수들의 의지와 코치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우리 학교뿐 아니라 각 대학 스포츠단이 보여주는 변화의 물결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단체 종목에서 동료의 격려는 심리적 안정을 주기도 한다. ⓒ퍼블릭에프알 티스토리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