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우리 사회의 자화상
세월호, 우리 사회의 자화상
  • 성대신문
  • 승인 2014.05.12 22:19
  • 호수 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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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현규(글리14)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빠졌다. 이번 참사가 우리에게 문제인 이유는 죽음을 면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이 차디찬 진도 바다에 생매장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단원고 학생들과 이들을 위해 목숨 바친 박지영 씨가 없었다면 거대한 유람선의 침몰은 지금처럼 국가적인 슬픔과 분노, 그리고 성찰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재(人災)들의 대부분은 공적 대리자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 공적 대리자는 공공의 선과 이익을 위해 행동할 의무를 진 주체를 말한다. 따라서 공적 대리자의 역할은 어떠한 재화를 제공하는 데 있어 그 재화의 고유한 씀씀이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비롯되는 의무나 책임, 즉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이라면 공공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두는 공적 대리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차리는 경우, 자신의 음식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건강을 증진할 수는 없더라도 건강에 해를 입히는 물질을 넣지 않을 의무가 있다.
재화 마다 사용하는 사람의 수나 재화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재화는 각기 다른 공공성을 지닌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볼 수 있듯, 해운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한 번의 사고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따라서 해운서비스는 안전에 높은 수준의 책임을 묻는다. 이는 음식 안전에 대한 책임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공적 대리자는 재화의 공공성에 따라 다른 책임이 부여된다. 그렇다면 재화의 공공성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바탕으로 재화로부터 파생되는 의무와 책임의 범위를 다르게 보지만, 사실 일반 시민들의 내적인 성찰로부터 정해진다. 따라서 공공성은 어느 정도 개인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각 재화의 공공성은 열린 공론장에서 ‘시민’, 혹은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공공성은 누군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정하는’ 것이다.
사회 속에는 세월호 선장의 자리와 같이 공공성을 띤 재화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수없이도 많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열린 공론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마지노선인 대학에서도 공론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공론장의 부재로 재화에 대한 공공성은 주로 권력자나 소수의 경제학자가 정해준다. 선장과 선원들, 청해진해운, 그리고 감시하는 단체가 보인 행동들은 이들이 스스로를 공적 대리자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운서비스는 승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했을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단순한 이윤창출의 도구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책임은 공공성에 대한 공론장조차 없었던 우리 사회에 있다고 본다.
공론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 공론장에서 나온 사회적 합의를 실천하고 내면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공동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의 다른 구성원에 대한에 대한 신뢰와 공동체에 대한 귀속의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사회는 탄탄한 공동체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어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은 요원해지고 있다.

 

 

 

 

 

 

▲맹현규(글리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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