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사학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드러난 수많은 부정에 대한 비난과 비판의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 중 일부는 잘못된 곳을 향하기도 한다. 한 예로 가라앉는 배 창문으로 구명조끼가 비치는 사진이 퍼진 적이 있었는데, 이를 보고 많은 사람이 당시 구조에 나선 해경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나는 이렇게 잘못된 정보에 의해 여론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형성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자 한다.
‘여론’이라는 단어는 대중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뜻을 가진다. 하지만 여론은 이러한 사전적 정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대 대의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이 가지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여론이 곧 국민의 뜻이며 이에 맞춰 국가의 일이 진행돼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이렇게나 중요한 여론의 형성이 잘못된 정보나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성립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많은 정보가 확산하고 이에 기반을 두고 여론이 단기간에 형성되고 퍼지지만 이에 대한 검증과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에 들어 SNS와 같은 대중 소통매체들을 통해 이러한 정보의 전달과 여론 형성의 시간이 더더욱 단축되었지만 정보의 사실 여부나 타당성에 대한 검증과정은 여전히 결여돼 있기에 여론이 옳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잘못 형성된 여론은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잘못된 여론의 방향에 관심이 쏠려 정작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되는 것, 잘못된 대상에 대한 비판과 공격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들 수 있다. 하나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어떤 사건이나 현상, 일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하나의 종교로 불릴 정도로 열광할 때 과연 그러한 현상이 정상이었는지, 특히 그 주제가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반응이 이성적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비이성이고 비합리적인 반응을 보인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오류를 범한 적이 너무나 많다. 황우석 교수 사건이 이러한 대표적 예시가 될 수 있겠다. 앞서 말했듯 과거와 달리 정보의 형성과 전달이 어떠한 필터링도 없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응집돼 여론이 순식간에 형성되고 행동이 나타나는 게 현대의 특징이다. 이에 대한 사전 검증과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을 구분하고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정보가 진실인가, 올바른 해석인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작업을 과거보다 용이하게 만들어 주었다. 최소한 믿을 만한 출처인가, 논리적으로 빈틈은 없는가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대중의 힘은 강력하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19 혁명 △부마항쟁 모두 대중이 앞장서 우리나라를 보다 민주적으로 만들어 낸 사례들이다. 이렇게 대중의 힘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여 사회의 진전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악용되는 경우 또한 많다.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누군가의 도구로 우리가 쓰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과연 무엇에, 그리고 과연 정당하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인가. 지식인으로써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호규(사학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