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학생들은 취업의 문이 좁다고 불안해하고, 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불평한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영어 점수와 자격증을 목적으로 학원가는 드나드는 모습도 새롭지 않다. 물론 취업이 대학을 다니는 목적의 전부는 아니지만, 졸업 후에도 미취업자라는 딱지를 붙이고 다니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상위권 대학인 우리 학교조차도 취업률이 60%를 넘지 못하고, 심지어는 40%를 넘지 못하는 전공도 있다는 사실을 보면 무리도 아니다. 취업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Co-op 프로그램을 최초로 시작한 캐나다의 워털루대학은 최고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한 학기를 학교에서 수업하고 다음 학기는 기업에서 인턴과정을 수행하는 방식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졸업생들이 우수한 기업에 좋은 조건으로 취업하는 것은 이제 전혀 새롭지 않다. 비록 5~6년의 대학 생활이 우리의 4년보다 길지만 취업과 미래가 보장된다는 평가로 내신 성적 90% 이상의 우수한 학생들이 워털루대학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산학협력은 아직 걸음마도 시작하지 못한 단계에 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졸업할 때까지 기업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며, 소수의 인턴 프로그램으로 방학 동안 제한된 기업의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 전부다. 기업도 취업 예정자인 인턴만을 선호하고, 학생들도 별로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산학협력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대학의 실질적인 현장 교육을 살려야 한다.
우선 인턴십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대학 초기부터 산업 현장을 경험하고 학업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학 중 인턴십에 국한하지 말고, 상시 인턴십이나 장기 인턴십과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더불어 산학 협력은 인턴십뿐 아니라 공동연구, 멘토링, 다양한 산학 프로그램 등 기업과의 접촉을 통해 기업과 대학이 더불어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소프트웨어학과가 선구자의 입장에서 3년 전부터 상시 인턴제를 시행하고 있다. 20개 기업과 1, 2 학년 학생들이 팀별로 공동 연구 과제를 설정하고 1년 동안 수행한다. 학기 중에는 기업에서 파견되는 멘토들과 함께 가능한 시간에 캠퍼스 인턴과정을 거치고, 방학 중에는 집중적으로 기업 현장에 나가 근무한다. 3년의 짧은 연륜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세울 수는 없지만 학생들은 적어도 기업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발견하고 있다. 아직 기업은 산학 협력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 현실이지만 미래 인재 발굴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관건은 기업과 대학이 함께 만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산학 협력은 취업을 위해 학원가를 기웃거리는 학생을 없애기 위한 좋은 해결책이다. 더 이상 영어 성적과 자격증, 그리고 단 10분의 면접으로 결정되는 취업의 모습이 사라지도록 기업과 대학이 함께 변해야 한다. 현장 중심의 산학 교육으로 학생들은 학업의 질을 향상하고, 기업은 취업 대상자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성공적인 산학 협력으로 우리 학교에도 워털루 대학 이상으로 기업의 사랑을 받을 날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