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생활임금 조례 도입, 성공은 시민들 손에
논란 속 생활임금 조례 도입, 성공은 시민들 손에
  • 손민호 기자
  • 승인 2014.05.26 19:23
  • 호수 15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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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23일 청년유니온 등 여러 청년 시민단체들이 생활임금 운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유니온 제공

생활임금 조례 제정 운동은 2011년 한국노총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국노총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생활임금 조례 제정’을 미래전략과제로 채택했다. 이후 지역 중심의 조례 도입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려는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부천시는 한국노총 부천지역지부 주도하에 국내 최초로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의 혜택 대상은 주로 부천시 산하 공단의 저임금 노동자들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도 생활임금 조례 제정을 시도하고 있다.

난관에 봉착한 조례 제정
그러나 조례 제정은 재원 문제 때문에 순탄치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다. 지자체 예산이 생활임금을 적용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2013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순위’에 따르면, 당장 생활임금제를 시행 중인 △부천시 △성북구 △노원구는 각각 △45.9% △30.5% △22.3%로 전부 50%를 밑돈다. 이외에도 전국 244개 지자체 중 156개는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임금 조례를 시행하면 지자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위법성 논란도 조례 제정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행정부 산하 법제처는 지방계약법 제6조 “지방자치단체가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을 정해서는 안 된다”와 지방재정법 제17조 “지방자치단체는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기부·보조·출연, 그 밖의 공금을 지출할 수 없다”를 근거로 생활임금 조례는 위법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자체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에게 생활임금을 주도록 강제하는 것은 지방계약법 제6조, 그 업체의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개인에게 보조금을 주는 행위로 보아 지방재정법 제17조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천시는 직접고용 근로자만 한정해 생활임금 조례를 적용했고, 용역업체 근로자까지 확대 적용해 조례를 제정하려 했던 성북구는 현재 시행 보류 중에 있다.

일각에선 ‘문제없다’ 의견도
생활임금 조례 운동을 최초로 진행했던 한국노총은 이러한 재원 부족 우려는 문제가 되지 않음을 밝혔다. 한국노총 전략기획본부 관계자는 부천시를 사례로 들면서 “올해 책정된 예산 1조 중 생활임금 조례 시행에 필요한 예산이 3%에 불과한 3억”이라면서 “혜택 범위의 확대로 인해 예산이 늘더라도 무상급식에 드는 비용인 500억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고 말했다. 재정자립도가 낮더라도 생활임금을 시행할 때 무리가 될 정도로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법제처의 해석과 달리 생활임금 조례는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기도 의회 자문변호사단은 이미 지자체 곳곳에 중소기업과 장애인기업을 우대하는 조건을 담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용역업체에게 복리후생을 위해 생활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지방계약법 제6조에 어긋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방재정법 제17조 역시 “법률 규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부칙을 근거로 생활임금 관련법이 생길 경우 해당 조항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1월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외 20명은 지자체 단위의 생활임금 시행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발의된 법안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며, 다음 달 법안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김경협 국회의원실 심재정 보좌관은 “법안이 통과되면 생활임금을 두고 벌어지는 위법성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국적 확산 위해 자발적 노력 필요해
각 지자체에서 생활임금 조례를 추진하려는 가운데 화두가 되고 있는 또 다른 과제가 있다. 바로 ‘생활임금을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까지 어떻게 확산 적용시킬 것인가’다. 2001년부터 생활임금 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경우 △대학 △병원 △호텔 등 민간 분야로 생활임금을 확산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기저에는 사회적 공감대를 통한 시민운동이 있었다. 한국노총 전략기획본부 관계자는 “지자체장의 행정명령으로 시행된 생활임금제는 일부 노동자에만 혜택이 국한되는 등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활임금 운동을 펼쳐야 민간 분야까지 적용하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연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생활임금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1인 시위 △문화제 △집회 등 기획했다”며 청년들이 추진할 수 있는 생활임금 운동의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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