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우 기자 (tim8487@skkuw.com)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뜻하는 빅데이터. 오늘날 빅데이터는 여러 분야로 퍼지고 있다. 언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언론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지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언론의 객관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우리 학교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신동희 교수가 <빅데이터와 언론>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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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널리즘, 빅데이터와 저널리즘의 결합
데이터 저널리즘은 ‘데이터의 △분석 △수집 △스토리화 △시각화 △정리 등의 과정을 통해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제반 행위’를 뜻한다. 간혹 데이터 저널리즘을 단순히 정보에 기반을 둔 저널리즘을 뜻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해 “데이터 저널리즘은 빅데이터라는 도구적 방법을 언론에 응용해 기사를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언론 보도 방식은 제한된 양의 데이터에 기초한 취재로 이뤄진다. 이에 비해 데이터 저널리즘은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인포그래픽과 같은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보여주며, 그 결과물만이 아닌 과정 전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또한 데이터 저널리즘은 독자의 활발한 참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기존 언론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국내 및 해외의 데이터 저널리즘

▲ 데이터 저널리즘의 해외 사례인 영국의 가디언. ⓒtheguardian.co.uk
해외에는 이미 여러 언론사가 데이터 저널리즘을 활용한 언론 보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영국의 <가디언>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인지한 영국 정부 덕분에 <가디언>은 과거부터 데이터 저널리즘을 실행할 수 있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대표 사례로 <가디언>의 2011년부터 2012년까지의 정부 부처별 지출에 관한 기사를 들 수 있다. 신문은 영국 정부가 긴축 정책으로 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보도는 부처별 지출액에 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했기에 나타난 결과다. 독자들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그래픽을 통해 부처별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원 데이터에 접근해 자신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한편, 국내에도 데이터 저널리즘에 기반을 둔 언론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뉴스타파가 대표적 예다. 권혜진 뉴스타파 데이터저널리즘 연구소장은 “뉴스타파는 데이터를 통해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기초해 보도를 한다.  특히 탐사기획의 하나인 ‘조세피난처의 한국인’에서 국내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관심을 얻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연합회(이하 협회) 사무실에서 협회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들과의 공동 취재를 통해 페이퍼 컴퍼니 설립자들을 찾아냈다. 또한 뉴스타파는 관련 정보가 있는 시민이 명단 옆 참여 버튼을 누르면 제보가 가능하도록 한 *크라우드 소싱도 도입했다. 뉴스타파는 이렇게 얻은 명단을 수차례에 걸쳐 직접 공개했다.
▲ ⓒnewstapa.org

데이터 저널리즘의 명과 암
데이터 저널리즘은 언론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여준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또한 데이터 저널리즘은 궁극적으로 독자들의 정치 참여를 장려할 수 있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참여해 사회적 토론을 진행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개선돼야 할 점 역시 많다. △데이터의 불완전성 △데이터 조작의 우려 △데이터 취득 과정의 한계 등의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개인의 사생활 노출 문제가 대두된다. 무차별적 데이터 수집과 분석, 활용이  특정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데이터 저널리즘이 건전하게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점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대비책이 필요하다. 신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개인정보, 저작권 같은 문제점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