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은(국문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주 19일,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도 성년이 되었다. 수능을 치고 대학에 오고 술을 마실 수 있게 되고 등등의 일들을 겪으면서 성인이 되었음을 느끼게 되는 일들이 많았지만 ‘성년의 날’이라고 하니 뭔지 모를 설렘이 있었다. 성년의 날이 다가오니 인터넷이며, 페이스북이며, 성년의 날 선물과 그 의미에 관한 다양한 글들로 도배되었고 카페, 영화관, 레스토랑들은 너도나도 이벤트를 열었다. 작년에는 나의 일이 아니어 잘 몰랐던 것인지 성년이 날이 이렇게 큰 기념일인가 싶을 정도였다. 성년의 날 당일이 되니 너도나도 장미꽃을 들고 다녔고 나도 기분이라도 내고자 친구와 한 송이씩을 교환해 가졌다. 비록 향수, 키스와 같은 성년의 날 선물을 갖추어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꽃 한 송이에도 성년이 되었다는 실감과 축하를 받은 기분 좋음이 있었다. 각종 기념일 마다 걸맞은 선물과 그 의미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 크기나 종류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라고 비싸고 화려한 선물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물의 가격이나 규모 때문에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고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연인들 간의 기념일에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주고받을 선물에 대해 부담감을 가지고 또 상대방의 선물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하는 경우에는 불화의 씨앗이 되는 경우도 많다. 굳이 연인 간이 아닌 부모자식 간, 형제간, 사제간에도 마찬가지다. 축복받아 마땅한 일에 축복하고 축하하고 또 마음을 전하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인데 요즘에는 그렇게 주객이 전도되어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더 기분 좋으라고 시작된 선물교환이 서운함, 섭섭함, 분노의 씨앗이 되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선물은 경제적이던 시간적이던 자신이 가진 여유에 맞게,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에 맞게 작고 소박하지만 진심을 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건이 된다면 비싸고 화려한 선물을 주는 것도 당연하고 또 좋은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작고 소박하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흐뭇한 마음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게 좋을 것이다. 선물은 그 자체에도 (장미꽃은 ‘열정을 유지하라’, 향수는 ‘자신만의 향기를 가져라’ 등과 같은) 의미들이 담겨있긴 하지만 진정한 의미는 선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랑하고 축하하고 아끼는 마음을 전하는 것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물의 크기나 가격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까지 측정하는 이해타산적인 모습이 아닌 선물의 모습이 어떻든 간에 선물을 준비하며 나를 생각하고 기분 좋아했을 그 사람의 마음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지은(국문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