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섭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블루 오션, 레드 오션이란 용어가 경영학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이란 책에서 “경쟁자가 많은 시장인 ‘레드오션’이 아니라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즉 블루 오션을 공략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용어를 처음 봤을 때 바다와 관련된 사회과학적 분야를 주로 연구하는 자로서 바다를 알리는 참 좋은 기회가 되는 용어로구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바다에서 이번의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너무나 애통하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해양안전문화 아니 안전문화를 떠나 우리는 바다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참사로 인해 이번에 전 국민이 바다와 선박에 관한 정보를 정말 많이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생활을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교통수단으로 움직이기 위한 길에는 찻길, 철길, 바닷길, 하늘길이 있다. 바닷길 이용은 선박과 선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안전하게 배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기본 조건은 무엇인가. 바다는 호수가 아니다. 항상 살아 움직인다. 어떤 때는 엄청난 화를 내면서 사람들을 두렵게 만든다.
바다는 우리로서는 통제불능이다. 이 바닷길을 안전하게 건너려면 선박이 충분한 안전 항해를 감당할 성능 즉 감항성을 갖춰야 한다. 조선소에서의 건조에서부터 운항 중인 선박의 정기검사에서 안전점검이 철처히 지켜져야 한다. 선박의 나이 즉 선령이 20년, 25년 및 30년으로 길어질수록 대체로 감항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누가 배를 만들고 누가 안점 점검을 하는가. 모두 사람이다. 배를 만드는 조선소를 믿어야지만 짐 뿐 아니라 사람도 실는 게 배이기에, 해상에서의 인명과 재산의 보호를 위해 배 만드는 걸 조선소에만 맡겨서는 안되고, 건조 후에도 배 주인에게만 선박의 안전을 맡겨서는 안 되기에 이를 감독하는 단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게 선급협회이다. 배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게 이 협회가 해야 하는 일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1760년에 영국 로이드 선급협회가 설립되었고 우리나라엔 200년 뒤인 1960년에 한국선급협회(KR)이 설립되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게 통제불능의 바다에 떠 있는 배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배의 안전점검을 하는 사람이 자기가 이 배를 망망대해에서 탄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일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배를 움직이게 하는 건 선장 및 선원을 포함한 해기사다. 바로 이 사람들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 (due diligence)를 다하지 않으면 해상 사고를 면하기가 어렵다. 이들이 이런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지게 해 줘야 한다. 선박운항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통제불능의 바다에선 이런 기술이 통하지 않는 경우의 수도 발생한다. 이럴 경우 그들은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하는가. 승객 우선 정신이다.
이런 정신은 어찌 함양되는가. 교육과 근무환경이 적절치 못하면 이런 정신은 나올 수 없다고 본다. 즉 해기사 양성기관에서의 교육과정 그리고 해기사를 고용한 선사에서의 근무여건에 달려 있다고 본다.
1986년의 약 2달간의 동지나해 원양어선 승선 이래 지금도 1년에 1번 이상의 국제 여객선을 이용하는 필자로서는 해양안전 문화의 기본은 선박과 선원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배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배를 검사하는 것도 사람이고, 배를 운항하는 것도 사람이다. 이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배를 타는 사람의 안전이 달려있다는 기본을 잊지 말자.
 

▲박명섭 경영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