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나영 기자 (nayoung4798@skkuw.com)

▲ 우리 학교 미식축구부 ROYALS 선수들이 태클을 위해 적절한 각도를 잡는 ‘앨리태클’ 훈련을 하고 있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skkuw.com

지난 6일 자과캠 대운동장은 강렬한 태양빛 아래 몸을 부딪치며 승부를 겨루는 선수들로 한창 뜨거웠다. 그들은 한여름 같은 날씨에도 헬멧을 쓰고 숄더패드로 무장한 채 공을 가진 선수를 몸으로 쓰러뜨리는 앨리태클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서로의 움직임을 눈빛으로 파악하는 모습은 마치 로마 콜로세움의 투사 같았다. 그들은 바로 우리 학교 미식축구부 ‘ROYALS’ 선수들이다.
ROYALS는 1957년 우리나라 최초로 결성된 대학 미식축구팀이다. 오래된 전통과 더불어 별도의 장학회를 여러 개 두고 있을 정도로 동문들 간에 유대도 강하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ROYALS를 중앙동아리로 알고 있다. 인사캠 학생회관 101호, 자과캠 학생회관 B06호에 동아리방이 있고 동아리 홍보기간에 일반 학우를 대상으로 부원을 모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ROYALS는 공식적으로 우리 학교 스포츠단 소속이다. 국내 미식축구 프로리그가 없기 때문에 다른 스포츠단 운동부와 달리 운동 특기생으로 구성되지는 않지만 ROYALS는 학교 이름을 걸고 공식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 감독을 고용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ROYALS는 과거에 활동했던 동문이 감독을 맡아 선수들을 지도한다. 현재 ROYALS 감독인 이용욱(철학98) 동문은 본업이 있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선배들이 감독 일을 맡는 게 일종의 전통”이라며 “후배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미식축구는 대한미식축구협회 아래 △서울·강원 △대구·경북 △부산·경남 지역 협회로 구성돼 있다. 전국의 36개 대학 미식축구팀은 봄, 가을에 정기적으로 공식 대회를 치른다. 봄에는 지역 협회에서 주관하는 리그, 가을에는 대한미식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전국대학미식축구선수권대회에서 승부를 겨룬다. ROYALS는 △2003년 추계서울리그 챔피언 △2006, 2007, 2008년 추계서울리그 3연속 챔피언 △2011년 춘계서울리그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강팀이다. 또한 지난달 개최된 서울 지역 OPEN BOWL 대회에서도 우승해 학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타대 선수들보다 체격 조건이 좋은 편이라 힘을 바탕으로 상대 팀을 압도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의 이원화된 캠퍼스는 ROYALS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ROYALS는 양 캠에서 모두 신입부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각 캠퍼스에서 개별훈련을 진행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에 양 캠을 번갈아가며 연합훈련을 한다. ROYALS 주장 주찬희(아동10) 학우는 “미식축구는 11명 모두 정해진 움직임이 있어 한 선수가 1초라도 다르게 움직이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다”며 “연합 훈련을 통해 계속 합을 맞춰 봐야 하지만 캠퍼스가 분리돼 자주 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ROYALS는 작전 회의와 세미나도 꾸준히 진행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ROYALS 선수들은 운동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운동부 선수들보다 자발적인 노력이 훨씬 많이 요구된다. 주찬희 주장은 “미식축구는 대학에 와서 처음 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모두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주어진 훈련을 열심히 했는지 안 했는지에 따라 실력 차가 바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훈련시간 외에도 꾸준히 근력 강화운동을 진행하며 자기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선수들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1월 말 겨울합숙 △학기 중 개별·연합훈련 △대회출전 △8월 초 여름합숙 등의 빡빡한 1년 일정이 일반 학우로서 부담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찬희 주장은 “아마추어 운동부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학업을 1순위로 두고 있다”며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57년의 전통을 유지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우리 학교 미식축구부 ROYALS. 공을 빼앗기 위해 상대방과 부딪히고 넘어뜨리는 과격한 겉모습 속에는 섬세한 개개인의 노력과 끈끈한 동문들 간 유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ROYALS의 화끈한 터치다운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