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과 주최로 생태문학 특강 진행돼

기자명 손민호 기자 (juvenile0223@skkuw.com)

▲ 그레고리 러틀리지 교수가 생태문학비평에 있어 특정계층의 소외현상을 상징하는 ‘Green Monkey Myth’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은솔 기자 unsol_kim@skkuw.com

지난 5일 인사캠 경영관 33406호 강의실에서 ‘Scramble to scramble to scrambled: Eco-Post Colonialism and an Early Global Crisis; Or, Green-Monkey (In)Digestion from an Epic Diet?’라는 주제로 생태문학 특강이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문과대학(학장 전광진) 영어영문학과의 주최로 열렸다. 기획을 담당한 영어영문학과 한진경 조교는 “생태문학은 영미 문학계에서 활발히 연구돼오고 있는 분야”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 생태문학을 알리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총 3회에 걸쳐 진행된 특강의 마지막 순서인 이번 강연에서는 최초로 외국인 강사를 초빙했다. 네브래스카 링컨대에서 미국학을 가르치는 그레고리 러틀리지 교수는 생태문학비평계에서 저명한 인물로 꼽힌다.
생태문학은 공해나 핵 문제 등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고민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문명을 비판하는 문학이다. 1970년대 초반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생태문학 작품이 출간됐고 198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이를 연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 사이에서 생태문학비평이 등장했고 러틀리지 교수는 이를 위주로 설명했다.
특강은 △현재 생태계의 문제점 △탈식민주의 생태문학비평 개념 제시 △해당 작품들에 대한 소개순으로 진행됐다. 러틀리지 교수는 “선진국이 후진국으로 보내는 오염 물질로 인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고통받는다”며 “생태환경을 개선하자는 움직임마저도 외면당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탈식민주의 생태문학비평’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개념은 종전의 영미문화권에서만 한정되던 생태문학비평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 입장에서도 생태문학을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등장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이 담긴 △조나단 쉐이의 <Achilles in Vietnam> △콩고의 구전문학인 <The Mwindo Epic> △킴벌리 러핀의 <Black on Earth> 등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서구인들이 갖는 아프리카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시각에 대해 반기를 들고 생태계에 대한 보다 넓은 관점을 담고 있다. 그는 “영미 중심의 생태문학관을 넘어서 생태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그 의의를 밝혔다.
약 1시간 30여 분의 강연을 마친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박주희(심리11) 학우는 ‘탈식민주의 생태문학비평’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나친 개발로 인해 산과 들이 없어진 자리에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들어오고 있어 슬펐다”며 “한국에서도 생태문학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박 학우는 “생태문학비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깨달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며 “다른 학우들도 생태문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