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신강 기자 (skproject@naver.com)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을 성대신문에서 수습기자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거나 신문사 웹사이트를 기웃거리다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후자는 관심 밖이다. 그렇다면 역시 당신을 신문사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 글을 클릭하게 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지, 물론 편집장님도 이 글을 보겠지만.8주의 수습기간이 지났다. 부서배치도 끝났으며, 방중활동을 시작한지 보름이 지났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옆에는 <고종석의 문장>이라는 베스트셀러가 놓여있고, 그 옆에는 ‘중앙일보’, ‘시사IN', 그리고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어지럽게 펼쳐져있다. 더욱 자세히 보니 얼마 전 기자학교에서 만난 인하대 신방과 교수의 명함도 보인다. 단언컨대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 방금 나열한 ‘저런’ 종이들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다. 무관할뿐더러 알지도 못했다. 내가 신문사에 지원한 유일한 이유는 내 글을 평가받기 위해서였다. 솔직히 말하면 글에는 자신이 있었다. 책은 자주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신문사 생활을 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가 드러났다. 누가 내 글을 지적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내가 고른 단어와 만든 문장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치 겉옷만 번지르르하게 입혀 놓은 것 마냥 속은 텅텅 비어있었다. 과연 글뿐이었을까? 겉모습만 멀쩡해보였던 것이? 내가 그랬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당신이 그렇다. 입시전쟁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대학에 합격하자 주변 사람들은 나를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 마냥 치켜 세워주었다. 성인이 되니 자유를 얻은 것 같고 내가 책임져야할 일도 생긴 것 같았다. 학교사람들을 만날 때는 조용하다가도 동네친구를 만날 때면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정치적인 일, 사회적 뉴스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어디서 주워들은 것들을 짜깁기해서 술자리에서 말하고, 인터넷에서 올리면 사람들이 ‘좋아(요)’했다.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취재한 것으로 글을 써야 하는 곳이다. 속을 가득 채워서 말하지 않으면 들통 나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알면 알수록 알아야할 것이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공부한다. 주변 사람들이 신문사 활동을 하면 시간을 다 뺏긴다고 했다. 글쎄, ‘젊음이라는 시간을 젊은이들에게 주기에는 아깝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적어도 나는 시간을 아까운 곳에 쓰고 있지 않다. 글을 쓰고 그 글을 위해 시간을 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