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대 사학과 신문제작부장 정재룡(철학 13)

기자명 손민호 기자 (juvenile0223@skkuw.com)

▲ 한영준 기자 han0young@skkuw.com

1991년 5월 25일. 김귀정 열사는 시위 도중 과도한 진압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그 당시 김귀정 열사 추모지를 제작하면서 ‘불사조’의 역사가 시작됐다. 불사조는 사학과 신문제작부에서 만드는 신문이다. 신문제작부는 현재 우리 학교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과 단위의 신문 제작 단체다. 1학년 때 가전공이 사학과였던 불사조 편집국장 정재룡(철학 13) 학우는 “선배님 추천으로 사학과 집행부 활동을 했는데 교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신문제작부에 매력을 느꼈다”며 “고등학교 때 문예부에 있으면서 글을 썼던 기억도 나서 신문 제작에 흥미를 느꼈다”고 신문제작부 활동 계기를 말했다.

사학과 학우들의 등불 역할 하다
신문제작부는 △편집국장 △배달국장 △일반 부원으로 구성된다. 편집국장은 기획이나 편집 전체를 총괄하고 신문이 나오기 한 달 전 부원 전체가 기획회의를 진행한다. 기획회의에서는 어떤 기사를 담을 것이며 해당 기사를 누가 쓸 것인지를 정한다. 이후에 부원들은 취재를 진행하고 기사를 쓴다. 일부는 사학과 학우들로부터 기고 글을 받기도 한다. 이 작업은 보통 발간 15일 전에 끝난다. 그러고 나면 기사를 취합해 1주일 정도 편집 과정을 거치고 인쇄소에 출판을 맡긴다. 3~4일 후에 출판이 완료되면 배달국장이 사학과 학우들에게 발간된 불사조를 일괄적으로 배부한다. 이때가 일반적으로 시험기간 전 주다. 이렇게 신문제작부는 1년에 총 4번 불사조를 발행한다.
불사조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는 △과내 학회나 소모임의 동향 △수업 백서 △학과 행사 소개와 같이 과내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다. 이 뿐만 아니라 과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양한 소재도 기사에 담는다. 대표적으로 △과내 학우들의 대학생활에 관한 기고 글을 모은 ‘생활면’ △문화나 역사적인 소재를 다루는 ‘칼럼면’ △시사적인 사안을 다루는 ‘기획기사면’ △인문관 게시판 철거 문제와 같은 학내 사안을 되짚어보는 ‘리로드면’이 있다. 지난 여름호에는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선거 특집을 기획해 △고대 아테네의 선거 △우리나라 선거의 역사 △해외 선거관련 사건과 관련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불사조의 명칭답게 20여 년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과내 학우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 사학과 학지 '불사조'

안개 속 불사조, 돌파구 찾아가다
그러나 최근 대학생이 신문 매체와 멀어지는 추세 속에 불사조를 찾는 학우들도 크게 줄었다. 예전에는 우리 학교에서 철학과뿐 아니라 여러 과에서 과지를 만들었지만 모두 사라지고 불사조만 남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신문제작부 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정 학우는 “일부 선배님들만 기고 글을 올리는 데 관심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학내 사안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 부원이 작년에 10명이었지만 올해 5명으로 줄어 운영상의 어려움도 있다. 신입부원인 김철상(인과계열 14) 학우는 “신문을 처음 제작할 때 부원 수가 적다보니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봄호와 여름호 때는 늘어난 업무량 탓에 이전보다 취재나 기고 글 수급이 늦어져 시험기간에도 신문을 만들어야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현재 신문제작부는 사학과 학우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사의 다양화와 열성적인 홍보에 힘쓰고 있다. 정 학우는 “이번에 100호를 맞이한 가을호 발간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제보 글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농활일기나 추계학술고적답사 후기 등의 코너를 만들어 다양한 학우들로부터 글을 받고 있다. 과거에 실렸던 ‘고전게임’과 ‘인문적으로 무협 판타지 읽기’ 등의 코너를 부활하는 등의 시도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행부 △학회장 △소모임장 등을 통해 과내 학우들에게 기고 글을 독려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학우는 “앞으로 더 많은 신입부원을 포섭해 더 많은 사학과 학우들이 불사조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사조가 명맥을 유지하는 건 단순히 오랜 전통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신문제작부 부원들의 신조다. 그들이 지향하고 있는 불사조는 과내 학우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하는 신문이다. 정 학우는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과지를 만들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