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푸는 방정식, 수학과 융합이 해답이죠"
"세상을 푸는 방정식, 수학과 융합이 해답이죠"
  • 이다빈 기자
  • 승인 2014.09.24 11:33
  • 호수 1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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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융합 - 서울대학교 권오남 교수 인터뷰

지난 17일,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 홀에선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중학생들부터 질문하기 위해 기다리는 예비 교사들까지. 강연이 끝났음에도 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들은 ‘수학’이라는 마법에 걸린 듯했다. 청중들을 매료시킨 주인공은 바로 우리나라 대표 수학자 권오남 교수다. 그녀는 수학과 융합 강연회에서 “수학은 △비행기 △빅데이터 △의학 등에 다양하게 융합된다”며 “수학은 자연이나 사회를 표현하는 일종의 언어체계”라고 말했다. 세계수학자 대회와 Bridges Seoul 2014로 수학의 열기가 뜨거운 지금, 그녀를 만나 ‘수학과 융합’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수학은 어떠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나
수학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활동 △사회현상 △자연현상 등 우리 주변 모든 것에는 그것을 지배하는 수학적 규칙이 숨어있다. 우리는 수학으로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든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비눗방울을 생각해보자. 비눗방울은 표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이런 비눗방울의 행동은 ‘위상수학’이라는 분야로 우리 눈에 직접 보이게 된다. 또 Bridges Seoul 2014에서는 한 외국인 교수가 ‘나비효과’도 수학을 통해 보여줬다. 카오스 이론의 배경이 된 나비효과는 혼돈 속에 감춰진 규칙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로렌츠 곡면을 뜨개질로 직접 만든 것이다. 쌍곡기하학 모델을 적용해 만든 그 곡면은 수학과 예술의 절묘한 융합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수학. 정말 무궁무진한 학문이다.

‘융합’이란 정의가 사실은 모호하다. ‘복합’ 및 ‘활용’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활용’은 기존에 있는 것을 다른 학문에 적용하는 것이다. 응용 쪽에 해당한다. 융합과 복합은 모호하다. 그래서 구분하지 않고 ‘융·복합’이라는 말이 대세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융합과 복합은 화학 시간에서 배웠듯 화학결합을 하느냐 안 하느냐로 구분할 수 있겠다. 복합은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화학결합을 하지 않고 섞여 있는 ‘혼합’이고, 융합은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화학결합을 해서 새로운 물질을 형성시키는 ‘화합’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융합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를 생각해보자. 그는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다.

‘수학과 융합’에 관련하여 연구하고 계시는 것이 있나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스토리텔링’ 교과서를 연구했다. 스토리텔링은 ‘수학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즉, 수학과 다른 콘텐츠를 융합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수업의 콘텐츠는 매우 다양하다. △공학 기술 △수학사 △자연과 융합해 학생들에게 더 재미있게 다가선다. 이런 수업을 낯설어하는 학생들도 있다. 여태껏 수학 문제를 ‘왜’ 풀어야 하며 ‘어떻게’ 쓰이는지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풀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학생들은 사고력을 길러 수학을 더 넓게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수학의 융합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나는 실제로 서울대학교에서 이러한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수업을 이끌어가고 나는 지켜본다. 서울대학교 홈페이지 배너에 내 수업 사진도 게시됐다. 굉장히 대단한 일이다. (웃음)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다양한 학문에서 이뤄지는 ‘수학과 융합’에 대한 전망은
많은 전문가들이 ‘수학과 융합’을 수학 대중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 사람들이 수학에 관심을 가지는 원동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세계수학자 대회와 Bridges Conference가 함께 열렸듯, 세계수학자 대회 측에선 Bridges Conference를 규칙적으로 함께 개최하고 싶어 한다. 이처럼 수학과 융합을 강조하는 행사들은 그간 많이 없었다. 수학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학과 융합’이 수학이라는 학문에 다가서는 방법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고 있을 학우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나는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긴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들이 많아 매달 교육 기관에 가서 음악 공부를 했다. 많이 배우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음악을 듣기만 해도 기쁘고 안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더 많이 듣고 깊이를 배웠다. 여러분도 수학에 마찬가지였으면 한다. 항상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수학을 좋아하면 즐기게 되고, 즐기면 잘하게 된다. 두려움과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조금만 더 다가서자. 수학은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 세상을 사는 것이 행복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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