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신문을 읽고 - 유성인(약학 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60주년이었다. 20면과 24면, 총 44면으로 이루어진 특집호였다. 신문을 집자마자 이번 제1567호 성대신문은 성대신문의 2학기 야심작임을 알 수 있었고,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많이 깃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성대신문의 역사와 알찬 정보, 풍성한 내용들, 그리고 아마 이번 호만큼 학우들이 많이 참여한 걸 입학 이래로 처음 보는 것 같을 정도다.
하지만 슬프게도, 배포대 위에는 종이로 만들어진 회색빛 종이의 탑이 아직 견고하게 쌓여있었다. 내가 자연과학캠퍼스 학생이기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열렬한 성대신문 독자층을 모르는 탓일까, 아니면 내가 다니는 길에 위치한 배포대들은 사람들이 신문을 잘 집어가지 않는 특별한 장소였던 것일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 속에서 종이 신문이 사라질 것이라 예상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일간지는 공장에서 찍히고 있으며, 대한민국 언론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 신문은? 우리 학교의 제1의 언론사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당연히 성대신문일 것이다. 성대신문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주 발행된다. 그러나 학교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성대신문, 또는 성대신문을 비롯한 학내 언론들이 대화의 소재가 된 적이 거의 없던 것 같다. 가끔 주변에 아는 친구들이 신문에 나왔다고 하면 그 때 반짝 관심을 가질 뿐이다. 어찌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성대신문은 점점 소수의 마니아층만이 구독하는 신문이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성대신문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우리는 텍스트를 읽으며 정보를 얻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 그런 것일 수 있다. 책보다는 인터넷과 영상 매체를 통해 편히 정보를 얻으려 하고,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우리 중에 성대신문 말고도 지면신문을 정기 구독해서 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두 번째로 학내 사건에 대한 무관심 때문일 수 있다. 자기 일에 치여 바쁠 수도 있겠지만, 그저 마냥 노는 것이 좋아서 무관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로, 어쩌면 성대신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내가 보는 성대신문은 언론의 5대 기능을 충실히 만족하는 편이다. ‘정보제공’, ‘여론형성’, ‘의제설정’, ‘환경감시’, ‘오락’ 중에서도 ‘정보제공’, ‘여론형성’, ‘의제설정’ 등의 면에서는 흠잡을 곳이 없다. 변화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우리학교의 그 어떤 언론사보다도 성대신문의 SNS 활용률 역시 높은 편이다. 결국 학교 내의 주요 논쟁과 사건들을 언론의 관점으로 제대로, 빠르게 다루는 곳은 성대신문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옛말에,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닌 무관심이라 했다. 우리나라 사회는 사람들이 언론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조차 권력자들이 언론 장악을 하려하는 사회이다. 하물며 프로 언론인들이 아닌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대학 사회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60주년을 맞은 성대신문이 큰 위기에 닥쳤다고 본다. 우리 성균관대 학우들이 계속 이렇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학생들의 언론이 아닌, 학교의 언론이 되어있는 성대신문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