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소 - 노성동(인과계열 14)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금지옥엽(金枝玉葉)’이라는 말이 있다. ‘아주 귀한 자손을 이르는 말’로 자주 쓰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안타까운 사건들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군 내 폭력 및 왕따 문제’이다. 가장 최근 일어나 우리나라 전체를 놀라게 했던 ‘윤일병 사건’부터 22사단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인 ‘임병장 사건’을 비롯해 고 ‘김지훈 일병’의 자살사건까지 끊이지 않는 군의 폭력 및 왕따 문제로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것에 공통점을 찾아보면, 우선 폐쇄적인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더욱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제한된 공간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기 때문에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사람을 괴롭히거나 조롱하면서 그러한 욕구를 해소하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군 외부에서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므로 몰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므로 외부에 노출되는 생활환경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욱 크기 때문에 군 내 가혹행위나 왕따와 같은 정신적, 물리적 피해가 생기는 문제가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배경으로서는 일반 사회와는 달리 사람마다 계급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혹은 개인적인 성향으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진 계급에 맞지 못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주위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때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임병장 사건’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배경을 살펴 볼 때 군 기강을 바로잡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군 간부급 인사 및 장교는 군대의 체계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명시적인 위계는 물론이고, 장교들이 없을 때 생활관이나 일반 사실 내에서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 지 이면적인 위계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군 시찰제 및 감찰제를 실시하여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에 인력을 투입하고 일반 사병들에게 지속적으로 인성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폐쇄적인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쇄적인 활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배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군 내 문화 활동을 체계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활동을 하며 선ㆍ후임 간의 협동을 증대시켜 친밀해 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군대 내의 폐쇄적인 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감시체계가 마련된 정책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군대에 보낸 금지옥엽 같은 자식이 무사히 돌아오길 비는 사회가 아니라 2년간 더욱 씩씩하고 밝아진 모습의 아들, 딸이 기대되는 부모의 마음이 가득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