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건호 기자 (rheegh95@skkuw.com)

▲ 우리 학교 에너지 과학과 석상일 교수/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최근 다양한 화합물을 이용해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만드는 노력이 이어져 왔다. 그리고 2009년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태양전지가 만들어지면서 이 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세계 최고인 17.9%(미국 재생에너지 연구소 기준)까지 높이는 제조기술을 개발한 우리 학교 에너지 과학과 석상일 교수를 만났다.

1329년 러시아의 우랄산맥에서 새로운 광물 ‘CaTiO3’가 발견됐다. 이 광물은 러시아의 광물학자 레프 페로브스키의 이름을 따 ‘페로브스카이트’라고 불렸다. 그 뒤 페로브스카이트는 이 광물의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의미가 확대됐다. 이 구조는 큐빅 AMX3 구조로 정육면체 단위 격자의 꼭짓점에 큰 양이온 A가 있고 가운데 작은 양이온 B, 각 면 중앙엔 할로겐화물이나 산화물을 포함하는 음이온 X가 존재한다. A, B, X가 어떠한 원자 조합이냐에 따라 물질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로 BaPbBi계는 △부도체 △반도체 △전도체의 성질은 물론 초전도 현상까지 보인다.

▲ 페트로브스카이트 전지

우리 학교 에너지 과학과 석상일 교수가 이용한 물질은 CH3NH3PbIχBγ3-χ라는 화학 조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다. 이 물질은 다른 화학 조성 물질에 비해 쉽게 합성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특징을 가진다. 석 교수는 값싼 유·무기물로 기판을 구성한 뒤 그 위에 용액 법으로 매우 균일하고 치밀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입혀내는 제조법을 개발했다. 여기엔 지난해 석 교수팀이 개발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이하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플랫폼 기술이 뒷받침됐다. 이 기술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장점인 높은 효율과 유기 및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의 장점인 경제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또한 석 교수팀은 기존 태양전지 구조와 다르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전도성 고분자와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고 구현해 냈다. 이 구조는 17.9%의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만들어 냈고, 유연성이 높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플렉서블 경향과도 맞는다. 연구 결과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공식적으로 공인하는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태양에너지 효율 기록지에 등록돼 우수성이 검증됐다.

▲ 석 교수가 개발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조 공정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태양광 발전 외에도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 특히 고전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물을 직접 전기분해할 수 있어 수소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친환경 수소에너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석 교수는 “사막의 1/3을 태양전지 기판으로 채우면 전 세계가 에너지 부족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기존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대해 이뤄진 연구가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대부분의 핵심 소재를 구매할 수 없어 직접 합성 혹은 제조했고, 실험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그는 연말이 되기 전에 19% 이상의 검증된 효율을 가진 태양전지 제조 기술을 확보하려 한다. 더욱이 응용 분야에 맞게 특화시켜 △고효율 △강한 내구성 △저렴한 가격을 가진 차세대 태양전지를 제작할 예정이다. 덧붙여 그는 “차세대 태양전지는 △물리 △재료 △전자·전기 △화학 등의 배경지식이 모두 결합해야 하는 다학제간 연구기 때문에 대학원 중심의 전문 연구자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용액법=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반응성을 조절할 수 있는 용매를 코팅 공정 중에 떨어뜨리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