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 텐트 창립자 김바로씨 인터뷰

기자명 이다빈 기자 (dabin2e@daum.net)

특별한 유럽여행을 꿈꾸던 5명의 남자는 ‘테마 캠핑’을 떠올렸다. △담소 △설렘 △음미 △패기의 앞 글자를 따 ‘텐트 속 음담패설’이라는 팀을 만들었다. 모든 게 서툴렀던 그들은 유럽 캠핑 여행에 앞서 기본적인 공부와 함께 국내에서 캠핑 경험을 쌓았다. 마침내 ‘텐트 속 젊은이(Germany)’라는 테마로 독일 캠핑을 떠났던 그들은, 그로부터 1년 뒤 ‘캠핑으로 대학 문화를 바꾸겠다’며 캠핑 동아리를 만들었다. 대학가 유일의 캠핑 동아리, 스누 텐트(SNU TENT)의 시작이었다.

▲ 스누텐트 창립자 김바로씨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스누 텐트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텐트 속 음담패설’에서 작년 5월부터 캠핑하러 다니던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 6개월 동안 △텐트 속 돌하르방 △텐트 속 설왕설래 △텐트 속 주경야독 등의 테마로 캠핑을 다니며 그 매력에 빠졌다.
예전에는 대학생활 내내 친구들과 술만 마시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는데, 캠핑은 달랐다. 원하는 아무 곳에서나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한,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지난 3월 캠핑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 현재 총 15명이 활동 중이다.

스누 텐트는 어떻게 운영되나
한 달에 한 번 가는 기획 캠핑이 주를 이룬다. 첫째 주에는 기획을 짜고, 둘째 주에는 캠핑을 준비해 셋째 주에 캠핑을 다녀온 뒤, 마지막 주에는 콘텐츠를 만든다. 지금까지 기획 캠핑은 2번 다녀왔다. 첫 번째는 동아리 부원들의 친목 도모를 위해 다녀온 ‘스누 텐트 운동회’였다. 분교로 만든 금다래 산머루 캠핑장에서 △단체 줄넘기 △닭싸움 △보드게임 △2인 3각 달리기 등을 했다. 두 번째는 ‘오無 캠핑’으로, 평소 당연하게 여기는 다섯 가지를 내려놓고 떠났다. △돈 △술 △시계 △자동차 △핸드폰 없이 다녀왔다. 이밖에 번개로 비정기 캠핑을 떠나기도 한다.

▲ 스누텐트 운동회                                                                   ⓒ김바로 제공

‘텐트 속 음담패설’ 팀에서 많은 캠핑을 하러 다녔는데, 캠핑에서 겪은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
대부분 고생한 기억들이다. ‘텐트 속 농민의 꿈’ 테마로 경기도 화성 서산면에서 캠핑을 하고 농사일을 도와드리려 했다. 그런데 이장님께서 제공해주신 곳의 바닥이 시멘트여서 텐트를 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침낭만 펼치고 잠을 자는데 설상가상으로 새벽에 비까지 왔다. 결국, 비를 피해 화장실 입구에서 쪼그리고 자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놀란 표정의 이장님께 “날씨가 매우 좋아 야외에서 잤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는 ‘텐트 속 만선의 꿈’이다. 항구에서 캠핑하고, 다음 날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를 체험하려 했다. 자신 있게 배를 탔지만 1명을 제외한 4명 모두 선실에 뻗어버렸다. 거친 파도와 생선 비린내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당시엔 너무 힘들었지만 이젠 추억이 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다.

대학생들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낄 것 같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이 있나
우리 역시 ‘텐트 속 음담패설’에서 처음 캠핑을 준비할 때 막막했다. 모두 구매하기엔 캠핑 장비들은 너무 비쌌다. 그래서 기획안을 만들어 캠핑 업체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딱 한 곳만이 우리의 열정을 높이 사 돕겠다고 했다. 매번 캠핑 기획안을 내면, 캠핑 장비들을 대여 받았다. 그 인연이 이어져 ‘스누 텐트’까지 도와주시고 있다. 캠핑 중에는 먹는 것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재료가 간단하고 저렴하며, 뒷정리가 쉬운 음식을 먹는다. 예를 들어 ‘스누 텐트 운동회’ 때는 핫도그를 만들어 먹었다.

스누 텐트는 어떠한 캠핑 문화를 만들고 싶은가
술만 먹는 대학 문화에서 벗어나 캠핑을 대학가의 새로운 놀이 문화로 만들고 싶다. 대학생들은 캠핑을 어렵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캠핑을 가볍게 즐기는 하나의 놀이로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 클럽 가자” 말고 “우리 캠핑 가자” 어떤가. 몇 년 후에는, 타 대학 캠핑 동아리와 연계해 대학 캠핑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