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 깃든 그들의 이야기, 세상과 소통하다
예술혼 깃든 그들의 이야기, 세상과 소통하다
  • 정혜윤 기자
  • 승인 2014.09.29 06:59
  • 호수 1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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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행성 프로젝트’에 참가한 6명의 작가는 자폐성 장애를 앓고 있다. 이들은 2012년 밀알 미술관에서 열린 ‘제 1회 행성전’ 이후 △2014년 홍콩 아트쇼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소장 △제주해녀를 알리는 아트상품개발 작가 선정 등 가치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로 3회째 프로젝트에 참여한 신동민, 이동민, 한승민 작가의 어머니를 만나봤다.


▲ 이동민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Q. 아이가 미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언제인가.
신동민 부모 (이하 신) : 동민이는 서너 살 때부터 그림을 몇 시간씩 그렸어요. 여러 사물을 그리면서 그 이름을 알게 됐고, 한글을 깨우쳤어요. 그래도 장애가 짙은 아이라 미술 쪽으로 진로를 정할 생각은 없었죠. 근데 중학교 때부터 대회에 나가면 서울 시장 상, 서울교육감 상 등 큰 상을 휩쓸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동민 부모 (이하 이) : 네 살 때부터 표현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그림을 그렸어요. 선이나 면으로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면 저는 아이의 상태를 짐작해서 대화했어요. “기분이 안 좋구나?” 또는 “마음이 아프니?” 하구요. 서로 언어로 대화는 안 됐지만 그림으로는 소통이 됐어요.
한승민 부모 (이하 한) : 그림이 너무 독특했어요. 일반 사람이 그리는 것과는 달라서 ‘이 그림을 어떻게 하면 일반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미술공부를 시작했죠. 그런데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이 아이만의 ‘고유한’작품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 세계를 더 살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 결과 아크릴화, 유화를 시도하는 등 그림의 폭이 커지고 발전이 된 것 같아요.

Q. 주로 어떤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가.
신 : 일상적인 대화는 자유롭지만, 내면세계에 대한 대화가 안 돼요. 그 아이가 어떤 그림으로 내면세계를 표현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이 : 주로 그리는 소재는 동물이에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그림을 통해 드러내요.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동물의 이빨을 드러내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그렸어요.
한 :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은 구사할 수 있는 고기능 자폐이기에 일반 학생과 다른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요. 자신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강한 모습을 형상화해 표현해요.

Q. ‘열린행성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아이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
신 :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고 밝아졌어요. 자폐아들은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많은 분이 ‘신 화백’이라고도 불러주시고 사인까지 받아가는데 많은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또, 미술 선생님과도 인간적 교류를 하고 아이 스스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어요.
이 : 3회째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아이의 삶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전시회와 함께 성장했죠. 사춘기를 열린 행성전과 함께 보내고 있네요.
한 :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사람들이 작품에 보내는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일상생활에서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데 학생들도 단순히 장애아 친구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작품을 출품하고 전시를 여니 다르게 보더라고요. 
 
Q. 이번 전시회가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신 : 자폐아는 오로지 자신의 세계에 틀어박혀 간섭받는 것을 싫어해요. 사람들은 그런 것을 단순히 안타깝게 보고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는 거에요. 동민이가 미술계의 선두주자로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했으면 해요.
이 : 처음에는 어린 자폐아를 키우는 어머니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폐아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방향이든지 좋은 의미로 다가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 이번 전시가 아이들의 작품이 ‘장애인’이 아닌 한 명의 ‘예술가’의 작품으로 인정받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자폐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시각의 폭을 넓히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 같아요. 

Q. 아이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신 :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해요. 좋아하는 것이 많지 않은데 유일하게 그림만큼은 7~8시간이 걸리는 방대한 작업을 할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여요.
이 : 항상 자신이 그린 그림을 책으로 만들어달라고 해요. 제가 동민이 마음을 더 읽게 되면 동민이의 그림으로 된 책을 만들고 싶어요.
한 : 장애아 전용 4년제 대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품이 단순 노동에 그치지 않고 사회 속에서 발현하기 위해서는 전문 기술이 필요해요. 그래서 대학을 가서 그런 기술을 배우면서 그림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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