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민 편집장 (skkusue@skkuw.com)

세상을 살다 보면 나와는 참 다른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매일 대면하는 수많은 사람이 다 서로 제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이 아닌 이상, 우린 성장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마주하고 그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까지는 같다. 하지만 이를 인지한 후부터, 그 사람이 행동하는 방식에 따라 사람은 다양한 갈래로 나뉘고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의 폭이 결정된다.
수많은 다양한 생각이 존재함을 알지만, 그래도 옳은 것은 ‘내 생각’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도 때때로 특정 사안에 대해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타인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내 생각만이 옳고, 그러니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린 것’이 되기 때문이다. 평소 어떠한 사안에 대해 ‘틀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혹은 그냥 그 자체가 싫기 때문에, 혹은 나와는 평소 다른 정치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이기 때문에. 아니면 내 관심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타인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취한다. 타인의 생각을 인정하는 척, 들어주려는 척 행동하지만 대게는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는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논의를 진행할수록 목소리는 높아지고, 상대방을 논리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에 감정적으로 나서게 된다.
우리는 나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노력 정도는 하며 살고 있을까. 우리 마음 한 구석에 다른 이의 생각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 정도는 남아 있을까. 어차피 완전히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다른 사람을 100%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귀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생각은 무조건 ‘틀렸다’라는 식의 접근은 옳지 못하다. 타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가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만큼은 이분법적 흑백 논리를 버리고 개방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고,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드는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유일하게 확실히 ‘틀린 것’은, 다른 이의 생각을 들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모두 옳지 않다고 정해지지 않았다. 당신의 생각도 결코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고유한, 그리고 소중한 생각 중 하나일 뿐. 그만큼 다른 이들의 생각도 의미 있는 것이니 존중해주기를. 나와 다른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