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소 - 남윤창 (글경 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복학 후 수업을 듣다보면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남자 후배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입대’에 실패했다고 해서 무척 의아했다. 원하는 곳으로 입대할 수 없어서 재수, 삼수, 심지어는 입대시기 조정만을 위한 휴학까지 불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지난 10일 한국일보의 ‘'2당3락' 입대 커트라인?’ 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최근 입대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군 기피현상과 공군, 해군, 의무경찰, 의무소방 등 지원병 선호 경향이 뚜렷하게 대조를 보였다고 한다. 결국 일부 군에 지원자들이 몰려서 경쟁률이 치솟았고 불가피하게 성적을 기준으로 가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입대 예정자들이 시간적·금전적 손실을 입고 나아가 군대 서열화ㆍ학벌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직업군인도 아니고 의무복무를 위해 가는 군대까지 그렇게 신중하게 고려해야하나 하는 의견들도 접할 수 있지만 최근 잇단 군 사고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북한의 연이은 군사도발은 물론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현역 장성이 성추행 혐의로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군 내 가혹행위 사건들에 이어 군 사령관의 만취 추태 소동에 이르는 최근의 사고들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계속되는 군 관련 사고 소식들을 바라보면 도저히 일반 육군 병사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처럼 학우들의 입대 재수 현상은 21개월~24개월의 의무복무 기간을 단지 ‘편하게’ 가려는 것이 아닌 ‘안전하게’가기 위한 절박한 시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군 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군의 폐쇄성을 겪어보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역병 입대뿐만 아니라 학사장교나 간부사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군에 입대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모두 군조직의 특수성이라는 명목 하에 자행되는 부조리함을 공통되게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군 내·외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국방력을 저해하는 행태가 군 스스로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속절없이 자신의 청춘을 그러한 군에서 보내야하는 많은 입대 예정자들과 부모님들이 얼마나 걱정스러운 눈으로 군을 바라보는지 그들은 모르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