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웅 기자 (mylove9530@nate.com)

에베레스트에 세 차례나 등반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조지 리 맬러리’라는 영국 등반가는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에 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성대신문이 거기 있으니까 읽은 거죠”라 말하는 독자가 있다. 바로 새내기 때부터 꾸준히 성대신문을 읽어왔다는 김희은(글리 13) 학우다.

정현웅 기자 mylove9530@

 

성대신문을 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사실 제겐 그 질문이 의미가 없어요. 경영관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신문이 있길래 읽기 시작했어요. 말이 흐르는 곳에 언론이 있는 건 필연적이잖아요. 당연히 대학엔 대학의 신문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대학생이니까 대학의 신문을 읽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휴학 중인 걸로 알고 있다. 휴학을 하고 어떤 활동을 하며 지내나.
1학년 땐 제가 예비 사회인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대학 안의 학생사회가 아니라 학교 밖의 사회만을 기웃거렸어요. 삶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곳은 대학인데도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 대학생으로서의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자아를 찾기 위해 휴학을 결정했어요. 여름방학 땐 문과대학 여학생위원회에서 진행한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대단히 유익했어요. 그래서 그곳 회원들이 만든 중앙 여성주의 학회 페다고지(가칭)에 들어갔어요. 요즘은 학회에 나가 여러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고 세미나에도 참석해요.
 
휴학을 하면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법도 한데 꾸준히 신문을 챙겨 읽는 이유가 있나.
대학을 제 공간으로 인식하니 이곳에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 대한 소식을 알아야 해요. 학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학교 소식을 전해줄 수 있는 게 성대신문이더라고요. 또 종이로 나오는 성대신문은 학교 안이라면 어딜 가나 있으니까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게 성대신문을 좋아하고 챙겨 보는 이유에요.
 
인상 깊게 읽은 기사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1568호에 실린 편집장의 칼럼이 인상 깊었어요. 여름방학 때 화제가 됐던 ‘현수막 게시 준수사항’ 안내 표지판과 강의실 사용이 반려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 이야기를 동시에 했어요. 그러면서 ‘세계 명문 대학에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없습니까?’라는 제목을 뽑아냈더라고요. 두 사안에서 논란이 된 부분의 공통점을 센스 있게 찾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총학생회의 공약을 점검하는 기사도 좋았어요. 저는 민주주의에 대한 집착이 강해요. 그래서 선거철이 되면 전대 총학이 공약을 잘 이행 했는지, 이번 후보는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걸었는지 꼼꼼히 살펴보거든요. 일반 학우들은 자기 생활이 바빠서 후보 검증을 잘 못하는데 성대신문이 학우들을 대신해 총학의 공약을 점검해주니까 좋았어요.
 
독자가 보는 ‘성대신문 기자’의 이미지는 어떤가.
기숙사에서 지낼 때 옆방에 사는 친한 친구의 룸메이트가 성대신문 기자였어요. 덕분에 가까이서 학보사 기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어요. 그 친구가 방에 붙어 있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어요. 때론 흐트러진 책상을 정리 하지도 않고 어디론가 뛰어나가곤 했죠. 기사 마감날이면 엄청 늦은 시간에 퀭한 눈을 하고 들어오는 걸 보면서 좀 안쓰러웠어요. 기자단이 그렇게 고생하는지 몰랐거든요.
 
성대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독자가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내러티브 기사’를 읽고 싶어요. 그런 기사는 생동감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면서 기사를 읽을 수 있더라고요. 기자가 취재를 하며 느낀 보편적인 감정을 독자와 공유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문사 안에서 기자들끼리만 나누는 기자의 체험담을 기사로 독자들에게도 전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