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light - 육상부 훈련 현장 방문 르포

기자명 윤나영 기자 (nayoung4798@skkuw.com)

▲ 우리 학교 육상부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작열하는 태양과 붉은색 트랙 그리고 땀에 흠뻑 젖은 채 앞만 보며 달리는 선수들. 최고 속도로 달릴 때 그들의 움직임에선 강한 바람이 느껴졌다. 오는 28일 제주도에서는 전국 최강 운동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체전이 개막한다. 코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을 향해 힘찬 스타트를 끊은 우리 학교 육상부의 훈련장을 방문했다.

기자가 그들의 훈련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9일 목요일 한글날이었다. 공휴일이었던 그날도 선수들은 어김없이 아침 9시까지 학교에 집합해 봉고차를 타고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으로 우리 학교 자과캠에 육상 트랙이 완공됐으나 현재는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더 이상 그곳에서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한 탓에 트랙이 모두 닳아 속에 있던 시멘트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재 육상부는 경기체고와 수원종합경기장을 번갈아가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체고 운동장에서는 우리 학교를 비롯해 경기체중, 경기체고 선수들이 다양한 종목을 연습하고 있었다. △달리기 △창던지기 △허들 등 여러 훈련 종목이 뒤섞인 그곳에서 육상부 선수들은 트랙 한 쪽을 차지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오전 아홉시 반부터 열시 반까지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한 후 선수들은 전문 기술 훈련을 실시했다. 전문 기술 훈련이란 스타트 속도를 측정하거나 피니시 포즈, 허들 자세를 교정하는 것으로 빠른 기록을 내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훈련이다. 선수들과 이 감독은 쨍쨍한 햇빛에도 아랑곳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육상부는 열 명의 선수 모두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되면서 메달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개인종목의 가장 큰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을 느끼진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수들은 “아뇨, 오히려 설레는데요”라고 해맑게 답했다.
△100m △200m △400m △400mH △800m 등 단거리를 주 종목으로 하는 우리 학교 육상부는 마라톤처럼 낮은 강도로 오랜 시간 진행하는 훈련이 아니라, 강한 근력을 짧은 시간 동안 사용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한 휴식시간도 길다. 덕분에 기자는 본 훈련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주호(스포츠 12) 학우는 “우리 학교가 육상부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 그 명성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종일관 에너지 넘치고 밝았던 훈련 모습과는 달리 우리 학교 육상부는 최근 학교의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 감독은 “작년과 달리 예산이 부족해 하계훈련을 가지 못 했다”며 “전반기 시합을 6월까지 마무리한 후 기초체력 강화 훈련을 해야 하는데 못 해서 아쉽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계훈련을 진행했던 지난해, 육상부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또한 내년부터 경기 성적과 관계없이 학업 성적에 따라 팀 별로 20%의 선수가 등록금을 내야 해 선수 개개인이 느끼는 금전적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열두시까지 진행된 본 훈련을 마치고 주저앉은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다분했다. 이 감독은 “아시안 게임의 영향으로 전국체전이 일주일 정도 미뤄져 평소보다 높은 기온에서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상 방지를 위해 평소의 80% 정도로만 훈련을 진행하지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내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봉고차를 타고 다시 학교로 이동했다. 이 감독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다섯 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