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다빈 기자 (dabin2e@daum.net)

우리 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4학년 이재윤 학우의 연구가 유체-플라즈마 분야 상위 10%에 속하는 학술지 ‘Plasma Processes and Polymers’에 등재됐다. 이 학우는 ‘임프린팅(imprinting)’기술과 ‘플라즈마-에칭(plasma-etching)’기술을 동시에 적용해 세포담체에 연꽃잎 형상을 가하는 바이오 소재 제작기법을 개발했다.

▲ 우리 학교 이재윤(바이오 11) 학우.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세포담체’는 인체 이식 물질로. 쉽게 말해 세포를 더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집’과 같은 존재다. 세포담체가 인체에 이식되면 손상 부위의 조직을 재생시킨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세포의 성장에 가장 적합한 세포담체는 나노 돌기와 마이크로 돌기가 함께 있는 구조다. 자연계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나노-마이크로 계층 구조가 바로 ‘연꽃잎의 표면’이다. 연꽃잎의 표면은 매끈한 듯 보이지만 전자현미경을 통해 보면 마이크로미터(1μm= ) 크기의 무수한 돌기 끝에 더 미세한 나노미터(1nm= ) 크기의 돌기가 나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전 연구들은 연꽃잎의 구조를 가진 세포담체를 만들기 위해 주형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만드는 임프린팅 기술만을 사용했다. 압력을 통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돌기는 제작했지만, 미세한 나노미터 구조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이 학우는 생체 제작 에칭 기법인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임프린팅 기술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활용하면 연꽃잎의 나노 구조를 모사해 세포담체에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돌기를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로 부착된 나노미터 크기의 돌기들은 세포담체 표면을 거칠게 바꾼다. 손잡이의 역할을 해 세포가 쉽게 달라붙기 좋은 구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세포 표면의 거칠기에 맞춰 플라즈마의 양을 조절해 세포담체의 부착률을 통제할 수도 있으며, 산소 플라즈마의 산화효과로 세포생장에 적합한 친수성을 띠게 된다.
▲ 본 연구팀의 연구 과정을 설명한 그림이다. /ⓒ이제윤 학우 제공
연구팀은 고분자 물질 PCL을 이용해 세포담체를 제작했다. 구체적인 연구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80℃·25kPa의 환경을 형성한 후, 고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PDMS(Polydimethylsiloxane)에 연꽃잎의 구조를 음각으로 새긴다. PDMS의 빈 공간은 세포담체의 마이크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주형이 된다. 이 주형에 200kPa의 압력을 가해 PCL을 찍어내면 마이크로 돌기가 만들어진다. 이때 높은 온도로 인해 녹았던 PCL을 굳히면 3μm 크기의 돌기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이용해 이 돌기 위에 0.1μm 크기의 나노 미세 돌기들을 붙이면 연꽃잎의 계층적 구조를 완벽하게 본 뜬 세포담체가 제작된다.
연꽃잎의 나노-마이크로 구조 표면을 적용한 세포담체는 기존의 세포담체보다 뼈세포의 생존율이 3배, 분화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플라즈마-에칭 기술과 임프린팅 기술을 융합해 보다 세포친화적인 세포담체의 공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더욱 다양하게 △연골 △피부조직 △뼈 등의 재생에 적용되며 특히 뼈 임플란트의 재생력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생물 쪽에 관심이 많았던 이 학우는 우연히 네이버 캐스트에서 재생공학에 관한 글을 봤던 것이 조직 재생 분야의 연구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는 학부생이 제 1저자로 논문을 주도한 것에 대해 “김근형 교수님과 연구실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도 조직 재생 분야에 있어 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