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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기자 (dabin2e@daum.net)
우리 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4학년 이재윤 학우의 연구가 유체-플라즈마 분야 상위 10%에 속하는 학술지 ‘Plasma Processes and Polymers’에 등재됐다. 이 학우는 ‘임프린팅(imprinting)’기술과 ‘플라즈마-에칭(plasma-etching)’기술을 동시에 적용해 세포담체에 연꽃잎 형상을 가하는 바이오 소재 제작기법을 개발했다.
‘세포담체’는 인체 이식 물질로. 쉽게 말해 세포를 더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집’과 같은 존재다. 세포담체가 인체에 이식되면 손상 부위의 조직을 재생시킨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세포의 성장에 가장 적합한 세포담체는 나노 돌기와 마이크로 돌기가 함께 있는 구조다. 자연계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나노-마이크로 계층 구조가 바로 ‘연꽃잎의 표면’이다. 연꽃잎의 표면은 매끈한 듯 보이지만 전자현미경을 통해 보면 마이크로미터(1μm= ) 크기의 무수한 돌기 끝에 더 미세한 나노미터(1nm= ) 크기의 돌기가 나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전 연구들은 연꽃잎의 구조를 가진 세포담체를 만들기 위해 주형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만드는 임프린팅 기술만을 사용했다. 압력을 통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돌기는 제작했지만, 미세한 나노미터 구조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이 학우는 생체 제작 에칭 기법인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임프린팅 기술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활용하면 연꽃잎의 나노 구조를 모사해 세포담체에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돌기를 붙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로 부착된 나노미터 크기의 돌기들은 세포담체 표면을 거칠게 바꾼다. 손잡이의 역할을 해 세포가 쉽게 달라붙기 좋은 구조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세포 표면의 거칠기에 맞춰 플라즈마의 양을 조절해 세포담체의 부착률을 통제할 수도 있으며, 산소 플라즈마의 산화효과로 세포생장에 적합한 친수성을 띠게 된다.
연구팀은 고분자 물질 PCL을 이용해 세포담체를 제작했다. 구체적인 연구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우선 80℃·25kPa의 환경을 형성한 후, 고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PDMS(Polydimethylsiloxane)에 연꽃잎의 구조를 음각으로 새긴다. PDMS의 빈 공간은 세포담체의 마이크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주형이 된다. 이 주형에 200kPa의 압력을 가해 PCL을 찍어내면 마이크로 돌기가 만들어진다. 이때 높은 온도로 인해 녹았던 PCL을 굳히면 3μm 크기의 돌기가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플라즈마-에칭 기술을 이용해 이 돌기 위에 0.1μm 크기의 나노 미세 돌기들을 붙이면 연꽃잎의 계층적 구조를 완벽하게 본 뜬 세포담체가 제작된다.
연꽃잎의 나노-마이크로 구조 표면을 적용한 세포담체는 기존의 세포담체보다 뼈세포의 생존율이 3배, 분화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플라즈마-에칭 기술과 임프린팅 기술을 융합해 보다 세포친화적인 세포담체의 공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더욱 다양하게 △연골 △피부조직 △뼈 등의 재생에 적용되며 특히 뼈 임플란트의 재생력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생물 쪽에 관심이 많았던 이 학우는 우연히 네이버 캐스트에서 재생공학에 관한 글을 봤던 것이 조직 재생 분야의 연구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는 학부생이 제 1저자로 논문을 주도한 것에 대해 “김근형 교수님과 연구실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도 조직 재생 분야에 있어 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내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