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영석 기자 (nys2807@skkuw.com)

시간이 참 빠르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추가 수습 모집에 대한 공고를 보고 어색하게 성대신문사 문을 두드렸던 것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갔고, 속성으로 진행된 수습 트레이닝도 어느덧 종착역이 보인다. 사실 성대신문사에 지원하기 전에는 성대신문을 제대로 읽어 본 적도 없었고, 학내 언론사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알지 못했었다. 단지 ‘학생 기자’의 신분으로 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을 만드는 기관에서 일한다는 것이 막연히 멋져 보였었던 것 같다. 신문사 활동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다른 동아리와 같은 범주 내에서 이해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4주간의 트레이닝을 거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간 많은 관심을 쏟지 않았던 대학 언론들에 대한 생각, 신문에서의 ‘배포권’과 ‘사설권’에 대한 생각 등을 묻는 여러 문건을 쓰면서, 어느새 언론의 현실과 바람직한 방향 등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향해 끊임없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확실히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수습기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신문사를 기웃거리다 보니 신문사는 내게 점점 큰 의미로 다가왔다.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두렵다. 지방에서만 살다가 성균관대학교에 합격하여 처음으로 서울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할 때에도 그랬고, 첫 학기가 개강하고 친한 선배를 따라 들어가게 된 밴드 소모임에서의 활동을 시작할 때에도 그랬다. 갓 스무 살, 이제 겨우 대학교에서의 두 번째 학기를 막 맞이하려 하는 나의 올해는, 모든 것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제 또 새로운 시작이 시작되려한다. 본격적인 신문사 생활로 바쁘게 될 이번 학기를 생각하니 많이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근거린다. 분명 편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기자로서의 활동은 분명 내가 성장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은, 나중에 돌이켜 보았을 때 ‘그래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었구나.’라며 지나간 시간에 대해 칭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뜻이니까.
‘바쁨’은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혹자는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 다른 활동 이것저것 할 시간에 학점이나 챙겨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나의 대학생활을 단순히 강의실과 집을 오가는 재미없는 시간들로만 채우지 않겠다고 다짐해왔다. 대학 하나만을 바라보고 모든 시간을 공부에만 투자해야 했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던 고등학생 때, 황석영 작가의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책을 정말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물론 대학생활에서 공부도 중요하고 학점과 스펙도 필요하지만, 나는 길지 않은 청춘의 시기에 인생에서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한 무언가를 찾고 싶다. 이것이 내가 항상 바빠야 하는 이유이고, 그래서 나는 ‘바쁨’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