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정락 기자 (woo7875@skkuw.com)

트레이닝이 끝났다. 트레이닝을 받을 때는 그리 길게 느껴지더니 막상 끝나고 나니 벌써 끝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 기억들이 교차된다. 트레이닝 1주차 땐 오만했다. ‘신문사 할 만하겠네.’라 생각했다. 2주차 땐 다소 겸손해졌다. ‘신문사 쉽지는 않겠네.’ 3주차 땐 실감했다. ‘신문사 되게 어렵구나.’ 4주차 땐 겁났다. ‘내가 이걸 진짜 할 수 있을까?’ 새삼 선배 기자들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트레이닝으로 슬쩍 엿본 것만으로도 그 업무량이나 책임감 등이 숨이 막힐 정도인데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더할까 싶었다.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직책이 올라갈수록 기자가 맡은 일이 더 많고 더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기자가 인생 선배로 느껴졌고 대단해보였다. 그들의 밑으로 들어가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었다.
신문사를 출입하면서 의외의 부분에서 크게 놀란 것이 있다. 솔직히 처음 신문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기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학구적이고, 딱딱하고, 엄격하고, 모범생 스타일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재밌고, 개성 넘치는데다가 꾸밀 줄 까지 알았다.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 기자들이 더 대단해 보이고 신문사에 대한 호감도 더 커졌다.
해 보지 않고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신문사 일이 그렇다. 해보지 않아도 다 알겠다. 굉장히 힘들고, 어렵고, 바쁠 것이다. 동시에 굉장히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남을 것이다. 싸움도 많이 벌어질 것 같다. 생각이 다른 선배 기자들, 치열한 기획 회의, 사실을 감추려는 취재원, 그리고 무엇보다 약해지고 나태해지려는 나 자신과 많이 싸울 것 같다. 하지만 고난과 성장이 함께 예상되면서도 아무래도 성장의 달콤함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큰 것 같다. 두려움과 걱정보다는 열망이 조금 더 앞선다. 때문에 트레이닝을 받은 후 오히려 신문사에 대한 마음이 더 뜨거워 졌다. 한 번 해 보고 싶다. 이 소감문을 쓰는 지금은, 험하기로 유명한 산을 오르기 전 신발 끈을 묶는 것 같은 심정이다. 그러니 이제 등산만 남았다. 부족하고 모자란 나를 지켜봐 줘야 할 선배 기자들과 나 자신에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