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에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홍익대, 중앙대 등에서는 그 대안으로 성평등위원회가 들어서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여학생들의 권익 신장과 부당한 처우의 개선을 위해 존재했던 총여학생회가 폐지 수순을 밟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기구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권익이 과거에 비해 신장됨에 따라 여성주의라는 여성만을 위한 여성주의의 담론 보다는 여학생과 남학생, 그리고 성 소수자등 다수의 성에 대한 차별과 평등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물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던 과거에 비하면 분명 여성의 권익은 괄목할 만큼 신장되었고, 굳이 21세기를 3F, 즉 Female, Feeling, Fiction의 시대라고 예견했다는 어느 미래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여성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우리나라조차도 이제는 남존여비ㆍ남아선호사상과 같은 말을 듣기 어려워 졌다. 호주제 폐지, 정치ㆍ고용 여성할당제 시행,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의무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방지법 등이 제정되었고 나아가 군 가산점제 폐지까지 이끌어내며 일각에서는 남성의 역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나라도 법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까지 평등의 가치관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성범죄와 가정폭력, 사회적 약자로 자신의 권리에 대해 제대로 말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횡포들이 사회에 횡횡하며 이슈화되고 있다. 또한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 격차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양성평등지수가 조사 대상 142개국 가운데 117위를 기록하였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여성의 지위를 보여주는 이 지수는 성 격차를 경제력과 정치영향력, 교육, 보건 등 3개 분야에서 14개 지표의 불평등 상황을 계량화 하였고 이는 경제적 참여와 기회에서 여성들이 아직도 심각한 불균형을 겪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여성의 임금수준도 남성의 62%에 불과해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크다. 또한 정치적 권한지수도 세계 최하위다. 실제로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국제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여성의 권익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고 외치는 이 시대의 모순과 딜레마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성 차별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해진 사회 구성원들만큼 더 많은 차별들이 생기고 그것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졌다. 모든 인간은 그 본질적 가치에 있어서 동등하고, 사회에서 권리나 위세를 획득할 균등한 기회를 갖는다는 평등주의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여성대통령 시대에 우리나라의 성 차별과 평등의 과제는 아직 현재 진행형으로 보여 진다. 사회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출산율 감소문제의 해결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해야만 한다. 각 분야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적 의사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제도적ㆍ조직적 지원은 물론 사회적 관심이 폭넓게 요청될 것이다.
 대학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차별들은 존재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취업률과 경쟁력이라는 가치를 동반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취업과 스펙 쌓기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가와 사회, 삶과 철학의 관점의 고민이 줄어들며 평등 문제와 같은 것들에 대한 성찰을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 여성차별과 같은 성차별에서 나아가 대학이란 공간에 구성원들의 평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