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수민 편집장 (skkusue@skkuw.com)

요즘 학내에서는 학우들의 학업 능력 향상 및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각종 행사와 강연들이 많이 진행된다. 교양을 쌓기 위한 일반교양 관련 강연도 자주 마련되고, 때로는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핫’한 인사들을 초청해 학우들의 흥미를 끌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지난달 우리 학교가 중앙일보에서 주최한 ‘2014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종합대학교 1위를 달성했다. 전체 순위 역시 포스텍과 카이스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졸업생의 활동과 일반인의 인식 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에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그중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유지취업률,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대학 세부 지표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해당 부문 8개 지표 모두 10위 안에 선정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소식에 대다수의 학내 구성원들은 이를 반겼다. 수많은 종합대학교 중 우리 학교가 ‘1위’라니. 성균관대학교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요즘 학내에 불거지고 있는 몇 가지 논란들을 보면, ‘1위’라는 순위를 보고도 마음 한구석이 찝찝할 수밖에 없다.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이 돼야 할까. 그 학내 구성원이 얼마나 학교에 만족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지는 빼놓을 수 없는 기준이다. 학생의 경우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생 자치’와 관련한 측면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이런 학생 자치가 온전히 실현되고 있는가에 대해 여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와 관련해 학교 측이 간담회 공간 제공을 불허한 문제로 한동안 학내외로 시끄러웠다. 결국 인사캠은 학교 본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정문 앞에서 간담회를 진행했고, 자과캠은 생명공학대학 학생회가 학생 자치 공간으로 사용하는 생공대 학생회실을 제공해 간담회가 진행될 수 있었다.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던 이 논란은 끝난 듯 보였지만 최근 다시 재점화됐다. 문제는 간담회가 별 탈 없이 진행됐던 자과캠에서 생겼다. 생공대에서 학생회실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학교 본부가 생공대 학생회장의 공로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나온 것이다. 학교가 불허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 준 것이 학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생공대 측은 학생회실은 학생 자치 공간인데, 이를 가지고 공로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학생 자치’에 대한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이다. 생공대의 경우 학생회비가 부족해 학생회장의 공로장학금을 생공대 전체 학우들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은 돈도 아닌데다 단과대 전체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생공대 학생회장의 공로장학금을 주지 않겠다는 결정은 하는 데는 당사자와, 그리고 학내 구성원과의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의 과정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공로장학금 취소를 통보한 것은 옳지 소통 방식이다. 이러한 학교 본부와 학우들 간 소통 문제는 이제는 그리 어색한 일도 아니게 됐다. 올해 초 인문관 외벽 게시판을 전면 철거하고,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정문 정비 사업으로 기존의 정문을 철거했을 때도 항상 같은 문제가 지적됐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정문 정비 사업이 학교 본부의 ‘숙원 사업’이었다는 데, 정작 학우들은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학생 자치를 책임져야 할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열렸던 인사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총학생회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예결산안 심의 및 의결이 이뤄지지 않아 비판이 일었다. 또 곧 있을 제47대 총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구성 과정에 있어서도 잡음이 있었다.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항을 ‘카카오톡’으로 임시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했기 때문이다. 본래 일반 학우도 얼마든지 참관 가능한 중운과 달리 단카방에서 열린 이 ‘카톡 임시 중운’에서는 투표하기 기능을 통해 각 단위별 선거관리위원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중선관위 구성에 있어 진행 방식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우리 학교의 ‘학생 자치’라는 말은 어느새 잊혀 가고 있다. ‘1위’라는 순위 뒤에 가려진 학생들의 자치 활동 순위는 몇 위인지. 학교는 단순히 취업을 위한 지식의 전달소 역할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 학교에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