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야기 - 떠먹여 주는 예술, ‘예술해봄

기자명 이택수 기자 (ltsu11@ naver.com)

강당을 가득 채운 음악과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에 당황해 하고 있을 즈음, 링크하우스 전병관 대표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예술해봄’은 ‘융합예술모임 링크하우스’에서 주최한 행사로 예술가를 초청해 사소한 신변잡기부터 마음속 깊은 이야기까지를 들어보는 토크콘서트다. 게스트인 세계적 팝핀댄서 ‘팝핀제이’에 맞춰 물색한 이번 콘서트 장소는 한양대 콘서트홀. 콘서트홀 내부는 후드에 스냅백, 야구잠바를 입고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 지난달 26일 열린 '예술해봄' 토크콘서트에서 팝핀제이가 자신의 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현웅 기자 dnddl2004@

꿈꾸는 청춘들의 융합예술모임
링크하우스는 ‘Life In Collaboration’의 약자로 생활 속에서 여러 예술 간의 콜라보를 통해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경험을 추구하는 단체다. 전 대표는 “진짜 예술가란 뭔지, 예술이란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탐구하고 대중에게 문화예술의 가치를 알려보자는 모임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한다. “제가 대표라는 명찰을 달고 있지만 사실 구성원들에게 지시하지는 않아요. 단지 기획과 운영을 맡은 사람인 거죠.”
자유롭고 수평적인 링크하우스의 특성에 맞게 토크콘서트 예술해봄이 나아가는 방향도 뚜렷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크를 하고 참가자와 게스트가 같이 뒤풀이하는 작은 콘서트. 콘서트장은 모든 사람의 예술적인 본성을 일깨우는 공간이 된다. 이들의 슬로건은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다. “이 슬로건은 ‘모든 사람이 예술가고 우린 너희를 그렇게 볼 거야’ 그런 게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일종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들은 이를 내부적인 비전으로 삼아 모든 사람 속에 잠재된 예술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본질과 창의성을 존중하려 한다.

色다른 토크콘서트
지난달 26일 열린 예술해봄 콘서트에서는 팝핀제이가 자신의 춤 인생을 말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그는 자신이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 춤 연습에 빠져 아내를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같은 바지만 입고 다니는 이유 등을 말하며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전 대표는 “제가 본 팝핀제이는 살기 위해서 춤추는 것이 아닌 춤 추려고 사는 사람 같아요. 그건 열정이나 끈기를 뛰어넘는 무언가죠”라며 그의 삶에 있어 춤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고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을 피력했다.
예술해봄은 깊이 있는 콘서트를 지향한다. 요즘 난무하고 있는 다른 토크콘서트와는 다르게 얕고 넓은 주제보다는 깊고 세분화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른 강연들은 주로 대중을 대상으로 하려다 보니 초청한 아티스트 분들과 깊은 얘기를 못 해요. 아티스트 분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게 저희만의 차별점이죠.” 이런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정적인 이론을 대표하는 김보라 큐레이터 MC와 동적인 예술을 대표하는 박찬희 댄서 MC, 행사를 이끌어 가는 허경구 메인 MC 세 명을 배치해 균형 잡힌 진행을 보여준다. 콘서트의 질을 높이기 위해 초청 아티스트도 고심해 결정한다. “반드시 ‘창작’하는 사람이어야 해요. 또 단순히 예술로 분류되는 활동을 하는 것만이 아닌 강백수 씨같이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창의성을 보여주거나 팝핀제이 씨처럼 그게 인생이 된 사람이어야 하죠.”
예술해봄은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또한 멈추지 않는다. 전 대표는 작품전시나 공연에서 예술가가 전하고자 하는 영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단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에 대중을 위한 방식을 고안했다. “말로 풀어서 전달하면 더 많은 사람이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예술을 하는 사람과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를 어우르기 위해 만든 예술해봄. 이들은 매번 초청게스트에 맞춰 구성을 바꿔가며 예술의 아름다움과 영감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이제 3회째를 맞는 예술해봄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