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물목 - 배동호 기계공학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금년 자연과학 캠퍼스의 가을 풍경은 예년과 달리 화려함이 더하다. 특히 은행나무 단풍은 샛노랗고 깨끗하여 보도에 떨어진 낙엽을 밟기가 조심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캠퍼스를 거니는 모든 이들의 얼굴과 차림새도 화려한 모양새이고, 단풍로와 오솔길에 깔려있는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만끽하는 것 같다. 차림새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최근 학생들의 차림새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교내외에서 SKK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 대학이 후기였을 때는 물론 캠퍼스를 분리 이전하고 나서도 학생들이 SKK 유니폼을 입는 경우는 축구나 야구 등 운동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최근 들어 이러한 패션이 유행하고 있는 듯하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하니, 최근 수년간 학교의 위상이 모두가 공인할 정도로 높아져 King-Go인의 자부심이 발동된 탓이 아닐까 한다. SKK의 위상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객관적 평가로부터 얻어진 결과이기에 모든 King-Go인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잔소리꾼의 본성이 발하니 그 충동을 억제할 수 없기에 잔소리 몇 마디 하고자 한다. 잔소리도 새겨서 들으면 약이 된다니 읽기만 하고 복습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첫째 잔소리는 W. S. Clark(미국, 과학자, 교육자)의 명언 “Young people, be ambitious!"이다. 야망(ambition)! 청년이라면 누구나 야망을 가져야 한다.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 이름 세자를 얻고 한 인생 살다가 생로병사의 이치를 거를 수 없어 죽어야 하는 우리네 처지인데, 억울하고 후회돼서 그냥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스피노자처럼 세상이 요절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오기와 깡다구로 살아야 한다. 아직도 야망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King-Go인이 있다면, 나의 인생과 야망의 방정식을 가지고 고민하기 바란다. 둘째 잔소리,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학생들에게 -인생의 목표와 자신의 일에 대한 신념을 가져라. 내가 계속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 유일한 힘은 바로 내가 사랑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그리고 진심으로 만족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위대한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만약 사랑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찾아라.-라고 했다. 내가 원하고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바란다. 그런데 이놈의 행복은 순순히 오지 않으니 탈이다. King-Go인이여! 당신의 야망을 위해, 당신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 당신이 바라고 사랑하는 것을 찾으시기 바란다. 요즘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 한다. 필자는 그 말을 아직은 믿지도 않을뿐더러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의약이 발달하여 줄기세포만 있으면 불치의 병도 나을 수 있고, 정력이 부족하면 비아그라 먹으면 된다. 그러니 백 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싶은 욕망에서 생긴 희망 사항이다. 그러나 불가능은 없다. 가능하기에 요즘은 은퇴 후, 내가 하고 싶고 원했던 일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세 번째 잔소리, 지금 이 순간에 나의 유언장을 쓰라! 내일 나에게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모른다. 단언컨대, 점술가도 미래학자도 내일 자신의 운명을 확신할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 아신다. 그러니 내가 남기고 싶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하는 잔소리다. 유언장을 쓰겠다고 펜을 드는 순간, 내가 누구이며,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유언으로 남길 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갑자기 심각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최후의 순간이 임하지 않았으니, 미리 쓰는 유언장을 통해 내일의 삶에 대한 강한 욕구와 더불어 지금까지의 생활방식과 태도에 반성과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