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소 - 신민주(유동 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마 전 고려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 선거의 비리를 내부자가 고발한 사건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학칙을 초과한 분량의 선거 홍보물을 인쇄하였고, 합의한 바와 다르게 sns와 전화를 통한 투표 독려를 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2013년도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선거 독려 물품으로 고구마가 지급된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단선으로 이루어진 선거인데도 학생 식당 노동자들을 동원하여 고구마를 주게 한 일은 선거에 대한 학교의 과도한 개입과 금권 선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던 것이다.
이처럼 선거 독려 물품을 제공한다거나 허용된 범위 밖에서의 선거 독려는 학생 사회 내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저조한 투표율 때문에 선거 독려 물품을 지급하는 과나 단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과연 선거 독려 물품으로 인해 투표율이 가시적으로 오르기는 하는 것인지, 선거 독려 물품으로 인해 유인되어 투표를 하게 되는 인원들이 선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표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선본이 어떠한 의제를 들고 나왔는지에 대한 파악 없이, 선거 물품을 받고 싶다는 생각 하에 선거를 한 인원들이 있다면, 그 인원들의 의사가 투표율을 높이는 것 이외에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또한 선거 독려 물품 제공에 대해 불만 때문에 선거 자체를 보이콧하는 학생들의 수도 무시할 수 없다.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과 단위 행사들이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과의 소수 인사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쪽으로 흘러감에 따라서 과 내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 더 나아가 학생 ‘자치’를 위해 만들어진 학생회에서 해야 할 일들 중 하나인 학내 문제에 대한 담론 형성도 잘 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자치’ 기구인 학생회가 학내 자치 문제에 입을 다물어 버린 것이다. 학교가 학생회장의 장학금을 회수하고, 강의실을 제멋대로의 기준으로 대여해주지 않고, 학생들이 사용하는 시설들을 공지 하나 없이 없애고 있는 실정에도 침묵하는 다수의 학생회들에 대해 과연 학생들이 그것의 필요성을 느낄지 의문이다.
 이는 비단 학생회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런 공지 없이 학교 정문이 사라진 사건이나 ‘정치적’이란 이유만으로 세월호 유가족 국민간담회 강의실이 반려된 사건, 그리고 간담회를 생명공학대학 학생회실에서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회장의 공로 장학금을 주지 않은 사건 등 학내에는 학생 자치를 훼손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한 학회, 동아리, 학생 자치 모임은 별로 없었다. 학생 사회의 위기는 이러한 일들이 점차 쌓여서 만들어진 것일지 모른다. ‘정치적’일 것을 두려워하고, 학내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학생 자치 기구는 어떠한 의미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탈정치화’라는 말로 표현되는 정치 혐오를 넘어, 학생 자치 모임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떠한 목소리를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