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민호 기자 (juvenile0223@skkuw.com)

“저 여기 붕어빵 6개에 얼마인가요?” “네, 1000원이요.” 군것질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학원 수업이 끝나면 주린 배를 채우러 노점을 자주 이용했다. 값이 싸기도 했지만 점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노점상분들의 친근함에 이끌려 노점에서 자주 군것질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2005년 어느 날 전날까지 분명히 있었던 붕어빵 아저씨가 없어졌다. 나는 궁금했다. 항상 이 자리에 계시던 분이 왜 사라지셨을까? 다음날이 돼서야 친구들로부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용역 아저씨들이 노점상 아저씨들을 쫓아냈다고. 너무 어린 마음이었을까? 나는 그 말을 듣고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고서 9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노점상 철거 문제로 노점상분들과 지자체에서 파견한 용역 직원끼리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그나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부 지자체에서 노점상을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노점문화거리를 만드는 사업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 사업이 어떤 배경으로 탄생했으며 또 어떻게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여러 사례를 찾아본 결과 우리 학교 주변인 종로구에서 최초로 이 사업을 시행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도 노점문화거리인 만큼, 노점상분들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질 줄 알고, 지난 7월부터 취재에 돌입했다.
그러나 종로구에서 시행한 노점특화거리 사업은 사실상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녹지거리의 경우엔 더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중국어를 배우러 종로3가에 위치한 YBM어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그쪽으로 가면 항상 녹지거리를 지나쳤다. 그럼에도 이곳이 문화거리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이곳을 알리는 시설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종로구청 측에서도 이 점은 인정했다. 그렇지만 점포상인분들의 요청도 있어서 무작정 이들을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에 나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 9년이 지나도록 노점상 철거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이유, 노점상 관리를 한다 해도 그게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가 노점상은 정말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이다. 노점상을 둘러싸고 여러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어서 여러 견해를 들어야만 했다. 여러 개의 사회기획 기사를 다루면서 가장 많은 취재원의 이야기를 들었고, 또 해법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KTX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야 했다. 그럼에도 이 기사를 쓰면서도 고민이 된다. 정말 노점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대안은 없는지. 독자 여러분들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하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