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미피케이션, 일상의 즐거움으로 꽃피다
게이미피케이션, 일상의 즐거움으로 꽃피다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4.11.09 22:48
  • 호수 1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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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게임학 박사 1호 윤형섭 교수.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지난해 8월 부평역 환승 통로계단에 17음을 내는 피아노계단이 설치됐다. 이 피아노계단은 이용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게 했다. 이처럼 실생활에 게임적 사고와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과 커뮤니케이션의 합성어로,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게이미피케이션 서밋 2011’이 열리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이 이론은 전 세계 각지에서 관련 콘퍼런스나 포럼이 개최되며 각광 받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대학에선 게이미피케이션 관련 수업이 개설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개념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3년이 채 되지 않지만, 우리는 이 이론을 응용한 활동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커피 10잔을 마시면 무료로 커피 한 잔을 제공하는 카페 쿠폰이나 항공사의 마일리지 적립 등이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갑자기 2011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기술의 발전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지난 9월 기준으로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이 활용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게임을 즐기던 세대가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급부상했다. 이 소비자층은 어느 정도 안정된 경제상황에서 태어난 세대들이 주를 이뤄 기능보다는 체험, 감정을 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마케팅에 게임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것에 거부감과 부정적 인식이 없어 이 이론을 적용하기 탁월하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보내던 기존의 광고기법과는 다르게 현재의 마케팅은 고객 참여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구한다. 소비자가 단순하게 광고를 보고 구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SNS, 블로그를 통해 스스로 광고할 수 있게끔 이끌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키워드 검색 트렌드를 분석할 수 있는 구글트렌드에서 'Gamification'의 검색 추세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google
게이미피케이션의 메커니즘은 크게 △도전 △경쟁 △성취 및 보상 △관계로 구성된다. 사람들은 미션이나 퀘스트에 도전하고, 레벨이나 랭킹을 올려 주위 사람들과 경쟁한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면 배지나 트로피 같은 보상을 받게 되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다른 사람이 이 미션에 뛰어들게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과학의 난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Fold It’은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 사회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유명하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에이즈와 암 등의 생성에 관여하는 프로테아제 효소의 구조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 게임이다. 이 문제는 의학계에서 10년이 넘도록 풀지 못한 문제였다. 하지만 5만 7,000여 명의 게이머들이 3주 만에 난치병에 대한 ‘단백질 접힘 구조’를 풀어내며 학술지 ‘네이처’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상명대 게임학과 윤형섭 교수는 “앞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고, 더욱 효율적인 교육 방법을 고안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내적 동기보다는 주로 외적 동기를 자극하므로 사람이 게임에 대해 지루함을 느꼈을 때 오히려 효과가 급속도로 감소할 수 있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창의적인 사람에게 게이미피케이션의 금전적인 보상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이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책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에 따르면 인류가 유목생활을 접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본능적으로 재미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게임이 등장했다. 과거 게임이 단순히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최근 게임은 많은 분야에 적용돼 우리의 삶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사회적 기능을 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 전반을 바꾸어 나갈 게이미피케이션, 게임으로 가득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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