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맛과 셰프의 땀방울이 담긴 ‘쿠킹박스’ 를 열다
엄마의 손맛과 셰프의 땀방울이 담긴 ‘쿠킹박스’ 를 열다
  • 정혜윤 기자
  • 승인 2014.11.09 22:54
  • 호수 1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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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 셰프의 비밀 레시피가 내 손안에 '테이스트샵'

“우리 집에서 ‘파스타’ 먹고 갈래?” 대충 계란을 풀어 넣은 라면이 아닌 식탁 위에 조금은 사치스럽게 차려진 음식을 만들어보고 싶은 때가 있다. TV 속 흰 앞치마를 두른 셰프가 만든 음식처럼 말이다. 그러나 막상 셰프의 레시피를 들여다보면 알 수 없는 전문용어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식재료가 가득하다. 심지어 집에도 없는 오븐을 사용하라니. 밥이나 해먹자는 생각에 반찬 없는 냉장고를 열자 다시금 서러움이 몰려온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 밥상의 질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 있다. 바로 ‘테이스트샵’이다. 클릭 한번으로 유명 셰프들의 레시피와 함께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보내주는 독특한 시스템을 기획한 ‘테이스트샵’ 김규민 대표를 만나 그의 쿠킹박스를 열어봤다.

▲ 테이스트샵 김규민 대표. /한영준 기자 han0young@

지난 5월 첫걸음을 내딛은 소규모 신생기업 ‘테이스트샵’은 식재료와 레시피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 회사다. 캐나다에서 서로 다른 4개의 가정을 돌며 홈스테이를 했던 김 대표는 각 가정의 문화적 차이 속에서 ‘저녁 식사’라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는 “핸드폰조차 만지지 못하게 한 저녁 식사 덕분에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아 친근감을 느꼈어요”라 회상했다. 식사를 할 때 으레 TV를 틀고 식사가 끝나고 나서는 각자의 방으로 쌩하니 들어가 버리는, 진솔한 대화가 결여된 오늘날 한국의 식문화. 그는 현대인들이 ‘요리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법’을 알면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를 고민했다. 이에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동료들과 함께 직접 만든 요리를 통해 '소통하는 식탁문화'를 만들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관련 법률이 상당히 까다로워 일일이 식품법을 체크하는 등 법률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 생재료를 다루기 때문에 신선도 관리도 중요했다. “양파를 대량으로 샀다가 며칠 지나 신선도가 떨어져 다 버려야 하는 등 초반에는 문제가 많았죠.” 본인만의 철학이 있어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을 꺼리는 이들도 있을뿐더러, 청년사업을 처음 하는 업체라 레시피를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셰프 또한 많았다. “셰프님들과 친해지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비싼 밥을 먹는 등 비전을 알리기 위해 설득을 많이 했어요.”

▲ 테이스트샵의 레시피. /한영준 기자 han0young@

요리업계 베테랑인 김정은 교수의 ‘로스트비프와 발사믹소스 콜드파스타’. 쿠킹박스를 열면 신선한 식재료와 함께 감칠맛을 내기 위한 비밀 팁을 볼 수 있다. 요리 선정의 중요한 기준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요리’여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용어가 가득한 셰프들의 레시피는 좀 더 쉬운 용어와 간단한 과정으로 수정되며, 조리시간과 조리도구의 수에도 제한을 둔다.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셰프의 느낌이 나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테이스트샵의 직원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강 대표는 첫 메뉴를 출시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모든 메뉴를 맛봤는데 리조또의 경우 20일 동안 매일 점심마다 먹었어요. 7일 정도 지나니 어떤 음식을 먹어도 리조또의 닭 육수 맛이 났죠”라 회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테이스트샵을 검색하면 블로거들의 애정 어린 리뷰가 가득하다. 강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업무외의 내용으로 전화를 많이 해줘요”라며 “아이템 자체를 따뜻하게 보시고 애정 어린 소리를 해주시는 분도 있고, 다음 아이템이 궁금해서 문의해주시는 분도 있어요”라 말했다. 서비스를 이용해 본 블로거 신선 씨는 “집에서 정성껏 차려먹는 기쁨을 느꼈다”며 “계량된 식재료가 와서 편리하고 유명 셰프의 레시피라 맛 또한 보장돼 있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테이스트샵은 3~4명의 셰프들로 연계된 팀이 정해진 기간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외국의 딜리버리 서비스 회사와 차별점을 둔다. 매번 새로운 셰프를 찾아가 레시피를 받기 때문에 독창적인 메뉴가 출시되는 것이다. 더불어 1~2인분으로 간단히 요리를 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단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사업 초반 목표였던 ‘주말요리를 정복하고 책임지자’에서 더 나아가 만인의 고민인 ‘오늘 뭐 해먹지?’를 해결하기 위해 한 달 식단을 책임지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테이스트샵과 함께 클릭 한번으로 고민 없이 집밥을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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