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신강 기자 (skproject@naver.com)


▲ 효덱스 소일섭 회장(오른쪽)과 지효진 부회장(왼쪽). /한영준 기자 han0young@
“저희는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청년들의 힘찬 발걸음. 효덱스입니다!”

대학생 연합 효 문화 동아리인 효덱스가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2년 어느 날이었다. 서강대 학생이던 임철웅 씨가 교양수업시간에 ‘작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따듯하게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2년 새 어엿한 동아리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효덱스는 ‘효’와 유명 배달 업체의 이름을 따서 만든 합성어다. 효덱스는 2013년부터 2년 연속 Univ Expo(대학생활 박람회) 우수 동아리, 신한은행 S20 우수동아리 수상 등 활동성과를 인정받았다. 꾸준히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온 효덱스에는 현재 총 10개 대학, 23명이 활동하고 있다.
신촌의 한 카페에서 효덱스 4기를 이끌고 있는 건국대 소일섭(전기 11) 회장과 명지대 지효진(일문·경영 10) 부회장을 만나봤다. “저희 동아리가 하는 일은 효 배달이에요. 홍보를 통해서 사연이 모집되면 팀을 나눠서 사연을 분배해요. 그러면 팀 단위로 어떤 방식으로 효를 전달할까 회의를 하죠. 이 과정에는 사연을 신청하신 분도 참여해요. 의견이 조율되면 예행연습을 거쳐 사연의 주인공인 부모님께 효를 배달해주는 것이 저희가 하는 일이죠.” 자신들의 일을 앞다투어 설명하는 그들의 목소리에선 담담하지만 즐거움이 느껴졌다.
효 배달을 한 번 하고 나면 현장이 울음바다로 뒤덮인다. 이들에겐 모든 사연이 소중하게 느껴지겠지만,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효 배달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둘은 똑같은 효 배달을 꼽았다. “취미로 마술을 배운 적이 있어서 이를 효 배달에 접목한 적이 있어요. 신문지를 찢으면 사진이 나오고 그 사진이 영상의 첫 장면으로 이어져 이벤트가 진행되는 식이었죠. 그런데 실수를 해서 사진 뒤로 신문지가 우수수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연의 어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셨고, 굉장히 많이 우셨어요. 그 모습을 지켜본 저희도 함께 울었어요.” 지효진 부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바로 그 순간이 주는 전율을 잊지 못해 아직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덱스는 배송비를 받지 않는다. 동아리 원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하면서 재정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다양한 경로로 지원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 청년커뮤니티 지원사업 등이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효덱스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소일섭 회장은 “효라는 개념이 무뎌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효를 실천하고, 해외로까지 우리의 효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효덱스의 지난 활동을 소개하는 '효덱스 다과회'에 참석한 사람들. /한영준 기자 han0young@
효덱스는 늘 사람들에게 ‘효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본다. 일종의 공식질문인 셈이다. 이번엔 기자가 효덱스에게 물어봤다. “효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려의 일종인 거죠. 부모님이라는 특별한 분에게 조금 더 배려하는 것이 아닐까요?” 사람들의 효를 특별함으로 포장해서 배달해주는 그들에게 어울리는 대답이었다.
 자신은 불효자인 것 같다며 웃는 그들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뭔가에 이끌려 부모님께 이번 주말 단풍구경을 가자고 말씀드렸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부모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부족한 효가 조금이나마 배달된 것 같아 발걸음이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