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나영 기자 (nayoung4798@skkuw.com)

 
과거 한국 사회에선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공고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전통적 가족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효 의식이었다. 지난 수세기 동안 효는 우리나라의 부모 자식 간 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가치다. 그러나 서구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사람들의 효 의식이 급속한 변화를 겪어 왔다. 더불어 ‘효’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경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직접 우리 학교 학우 257명(남자 131명, 여자 126명)을 대상으로 ‘성균인의 효 의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다.
설문조사 결과 기존 연구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학우들의 효의식이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학우들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 49.41%(127명) △그렇다 42.02%(108명) △보통이다 7.39%(19명) △그렇지 않다 0.77%(2명) △매우 그렇지 않다 0.38%(1명)라고 답해 대부분의 학우들은 ‘효’를 자식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하는 덕목으로 인식했다.
또한 ‘부모가 능력이 없을 때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서 △매우 그렇다 50.97%(131명) △그렇다 38.52%(99명) △보통이다 9.72%(25명) △그렇지 않다 0.38%(1명) △매우 그렇지 않다 0%(0명)로 답했으며, ‘자녀는 부모가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는 문항엔 △매우 그렇다 36.57%(94명) △그렇다 43.19%(111명) △보통이다 16.73%(43명) △그렇지 않다 3.50%(9명) △매우 그렇지 않다 0%(0명)로 응답해 대부분의 학우들이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지원 모두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부모의 건강이 안 좋을 때, 자녀는 본인보다 부모에게 더 큰 정성을 기울여야한다’는 문항 역시 △매우 그렇다 36.57%(94명) △그렇다 45.91%(118명) △보통이다 14.78%(38명) △그렇지 않다 2.72%(7명) △매우 그렇지 않다 0%(0명)라는 결과를 나타내며 최근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우들이 부모에 대해 자기희생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우리 학교 소비자가족학과 조희선 교수는 “전반적으로 효도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 수준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대학생이라는 위치는 부모 부양에 대한 의식은 있지만 직접 실행할 능력은 없는 상태”라는 점을 덧붙였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부모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보답해야겠다는 의식이 높다.
특히 산업화로 인해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일방적인 희생이 두드러짐에 따라 그러한 경향이 높아졌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입장이 됐을 때 가치관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조 교수는 “실제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를 조사했을 때 젊은 세대에게서 효 의식이 높은 경우가 많지만, 직접 부모를 책임질 나이가 됐을 때 과거 높았던 효에 대한 신념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효는 가족애가 확장돼 시민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런 점에서 효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환기할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지금 우리 학교 학생들의 효의식이 높긴 하지만 그 마음을 유지해 2,30년 후까지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완전히 독립된 성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지금, 성균인의 진심어린 효심이 흐려지지 않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