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소 - 김명규(철학 09)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중간고사 기간, 우리는 새벽까지 학교의 열람실과 동아리방 곳곳에서 머리 빠지도록 공부하며 시험을 치렀다.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학교를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중간고사는 스트레스로 이가 빠질 만큼 더더욱 힘든 시간이었다.
얼마 전, 학교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아주머니께서는 올해 봄부터 이 일을 시작하셨고, 싱글맘으로서 자식들의 학비 때문에 일을 쉴 수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일하고 계셨다. 그런데 문제는 요번 중간고사 기간에 어찌나 학생들이 학교를 더럽게 사용했는지, 아주머니께서는 그 동안 일을 하시며 과로로 잇몸이 붓고 이가 빠져 수술을 하게 되어, 현재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께서 지적하신 부분들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학생들이 열람실을 이용하며 자신이 사용한 자리에 음료수 캔과 같은 쓰레기를 버려둔다는 것이었다. 열람실의 특성상 칸막이 때문에 그때그때 발견하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업무를 훨씬 힘들게 만들고, 특히 음료수의 내용물이 들어있는 경우, 치우는 과정에서 음료가 쏟아져 일을 번거롭게 만든다. 둘째는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쓰레기들은 아주머니께서 손수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쓰레기통이 꽉 찬 상태에서 그 위로 계속해서 쓰레기를 쌓아놓는 경우 쓰레기들이 뒤죽박죽 섞이게 되고, 특히 음료수 같은 액체가 종이류에 들어가게 되면 젖은 종이들을 일반쓰레기로 다시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이 매우 힘들어진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이 지켜지지 않아서 아주머니께서는 매번 근무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일해도, 일을 제시간에 끝마치지 못하고 계신다. 그리고 다가오는 기말고사기간에는 얼마나 더 힘들게 일을 해야 할지 미리부터 태산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신다.
자신의 쓰레기를 올바르게 처리하는 것은 지성인으로서의 기본, 교양이 있는 현대인으로서의 기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기본이다. 또한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에는 누군가가 크게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학교를 청소하는 아주머니들께서는 훌륭한 인재들을 길러내는 일에 일조하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계신다. 이런 분들에게 철없는 행동보다는 밝은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다가오는 기말고사 기간에는 우리 모두 기본을 갖춘 성대인이 되기 위해 반드시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