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지형 기자 (omi0511@skkuw.com)

장학금이라는 단어에 민감하지 않은 학우는 없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었지만, 사립대학에 진학한 이상 한 해 800만 원에 달하는 학비는 더 이상 부모님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등록금 자체를 인하하자는 움직임이 일다가도 현실의 여러 장벽에 부딪혀 등록금 인하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뒤에는 장학금이라도 받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 주변 학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장학금에 대한 고민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었다. 삼성장학금을 이미 받고 있는 친구들은 평점평균 3.5를 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고민과 함께 시험기간을 보냈고, 교내 성적우수장학금을 노리는 친구들은 A+ 학점을 받지 못할 과목이 ‘2개나’ 되는 것 같다며 마음을 졸였다. 입학 성적이 다르기에 대학에서의 8학기를 이렇게 상이한 모습으로 보내야 하는 걸까.
방학 기간 동안 어떤 연재기획으로 면을 꾸려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건 뭔가 옳지 않은 상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머릿속에 자리 잡았고, 논리적으로도 이것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대학교육연구소의 문을 두드렸다. 또한 대학알리미에서 공시한 각종 지표들을 대조해봤다.
1인당 장학금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학교는 아직 차마 내부 장학금까지 정교하게 신경 쓸 여유는 얻지 못했던 듯하다. 삼성장학금을 받는 학우들은 생각해 본 적도 없을 법한 복잡한 절차들에 교내 성적우수장학금을 신청하는 학우들은 진이 빠져 있었고, 1위를 달릴 만큼 거대한 장학금의 ‘파이’ 중에서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몫은 턱없이 부족했다.
장학금이란 공부를 잘하는 학우에게 격려의 의미로 줘야 하는 것인가, 형편이 어려운 학우에게 배려의 의미로 줘야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분분했고, 나 역시도 이 두 가지가 모두 조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입학장학금에 대한 정책은 해마다 개선되는 데에 반해 저소득층 장학금 제도는 제자리걸음인 상황을 바라보니 우리는 이미 격려받기만을 바라야 하는 환경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