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다빈 기자 (dabin@skkuw.com)

1799년 8월, 이집트를 침공하기 위해 원정을 나선 나폴레옹은 알렉산드리아 나일강의 로제타 마을에서 비석조각인 로제타석을 발견한다. 조각의 상단에는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인 성각문자가, 중단에는 민중문자인 디모틱, 하단에는 그리스 문자로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당시 잃어버린 문자였던 고대 이집트어는 20년간 해독되지 못했다. 1822년, 장 프랑소와 샹폴리옹은 로제타석의 그리스 문자와 이집트어의 비교 연구 끝에 성각문자를 해독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많은 학자들이 고대 이집트학을 연구하고 유적들을 발굴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성각문자의 비밀을 풀고 고대 이집트로 가는 길을 열어준 ‘로제타석’처럼,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유럽항공우주국(ESA)이 67P/Churyumov-Gerasimenko(이하 67P) 혜성으로 발사한 ‘로제타호’가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시각으로 새벽 1시 13분, 로제타호로부터 분리된 탐사로봇 파일리가 67P 혜성 표면의 착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10년 8개월간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약 43배를 비행해온 로제타호는 인류 최초로 혜성 착륙에 성공하며 우주탐사의 한 획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