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에 대한 관심, '로제타호' 에서 시작되길"
"혜성에 대한 관심, '로제타호' 에서 시작되길"
  • 이다빈 기자
  • 승인 2014.11.16 18:07
  • 호수 15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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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호의 혜성 착륙을 이틀 앞둔 가을날, 대전의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해 역사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안상현 연구원을 만났다. 그를 만나 혜성, 로제타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천문연구원 안상현 연구원 /ⓒ정현웅 기자 dnddl2004@
로제타호가 발사된 후 혜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혜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옛날 사람들은 혜성을 불길한 대상이라 여기며 그저 지구 대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했다. 16세기가 돼서야 혜성은 천체임이 밝혀졌고, 그 후에 태양을 초점으로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는 태양계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혜성은 △핵 △코마 △꼬리 부분으로 나뉜다. 얼음과 부스러기들로 구성된 혜성의 핵은 태양빛 반사율이 낮아, 복잡한 유기물로 덮여있을 것이다. 혜성이 태양에 접근해 화성 궤도쯤 가게 되면 핵 표면에서 승화가 일어난다. 핵으로부터 기체와 먼지가 빠져나와 핵 주위를 둘러싸는데, 이것이 코마다. 코마를 이루는 입자들은 태양에 더 가까워지면 태양풍에 의해 태양과 반대쪽 방향으로 꼬리를 만들게 된다. 원래 혜성의 핵은 약 5~10km인데 태양풍에 의해 30~50만km, 때로는 1억km 가까이 커지기도 한다. 혜성은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있는 천체다.

많은 과학자들이 혜성 탐사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행성이 만들어지고 남은 잔해와 얼음 덩어리들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것이 혜성이다. 대부분 행성들은 분화과정을 거쳤다. 행성에 존재하던 열이 점점 식어 무거운 물질은 중심으로 가라앉고 가벼운 물질은 떠오르는 과정을 겪으며 생성 초기의 모습과 성질을 잃어버렸다. 뿐만 아니라 소행성과의 충돌, 지각변동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혜성처럼 작은 천체들은 내부에 열을 간직할 수 없어 분화과정을 거치지 못한다. 특별한 변화 없이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당시 물질의 분포와 상태 등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혜성 탐사를 통해 베일에 싸여있는 태양계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로제타호에 어떠한 임무가 주어졌나.
 이미 로제타호는 65억km를 비행하며 많은 임무들을 수행했다. 2008년에는 스타인스 소행성을, 2010년에는 루데시아 소행성의 표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부터 탐사선 로제타호는 67P 혜성과 함께 궤도를 돌며 공중에서 탐사작업을 계속 진행한다. 로제타호에서 분리된 탐사로봇 파일리는 67P 혜성의 표면에 착륙해 23cm 깊이의 구멍을 판다. 혜성 핵의 △물리적 구조 △음방향적 특징 △자기장 특성 △전기적 성질 △화학 조성 등을 측정하며 혜성의 깊숙한 내부 상황을 살핀다. 여태껏 연구들은 혜성에 생긴 꼬리에 햇빛을 반사해 분광 스펙트럼을 분석하거나 방출되는 가스나 먼지를 분석했다. 이번 프로젝트처럼 혜성 그 자체를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태양계의 비밀을 파헤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혜성 자체를 둘러싼 다양한 가설 및 이론들도 확인해볼 수 있다.

이번 탐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는 어떠한 관계가 있나.
 우선 지구의 ‘물’과 ‘생명체’의 기원을 혜성에서 찾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 초기의 온도는 상당히 높아 지구에 생성된 물을 설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안에서 왔거나, 밖에서 왔거나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안에서 오는 경우는 화산활동으로 지구 내부의 물이 빠져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밖에서 오는 경우가 바로 ‘물을 포함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또한, 유기화합물의 흔적이 혜성에서 종종 발견되기 때문에 ‘지구 유기화합물의 상당 부분이 혜성에서 왔을 것’이라는 가설도 존재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유기화합물을 기본으로 구성돼있다. 정말 혜성의 충돌로 지구에 유기물질이 전달됐다면, 혜성은 생명 탄생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우리가 숨을 쉴 수 있는 대기도 혜성과 연관돼있지 않을까하는 추측도 있다. 당시 온도로는 지구의 중력으로 가스를 잡아둘 수 없기에 이산화탄소와 물로 구성된 혜성이 대기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아직 가설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은 혜성이 이 모든 것들의 기원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은.
 우리나라는 혜성 탐사를 위해 기술적으로 가야 할 길도 멀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람들’은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로제타호 발사는 사실 남의 이야기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유럽 쪽 언론들만 뜨겁고,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용하다. 이번 로제타호 혜성탐사가 자극제가 됐으면 좋겠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혜성에서 나온 가스와 먼지 부스러기들인 별똥별이 종종 떨어진다. 그러면 카메라를 꺼내 사진 속에 담아보기도 하고, 동영상을 촬영해보기도 하며 직접 두 눈으로 봤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점점 궁금증을 가지고 혜성이 떨어질 때 궤도를 측정해보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열망이 모여 기술이 되고 우주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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