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서울을 거닐다보면 지친 도시인들의 얼굴을 보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학생들로부터 힘겹게 직장 생활을 마치고 귀가하는 직장인들까지, 현대 사회란 그야말로 힐링이 필요한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현대인들에게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며 이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들도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정신 치료 및 상담 분야의 영역 또한 점점 확장되고 있음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러한 분야는 사실 적잖은 부담을 주는 접근법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 '시네마 테라피(Cinema Therapy)'라는 단어는 비르기트 볼츠의 [시네마 테라피]라는 저서를 통해 등장한 단어로, 영화를 통해 정서를 치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볼츠는 영화가 단순 정서적 만족감을 넘어 마음을 치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영화라는 콘텐츠가 인간의 정서와 교감함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영화 속 캐릭터와의 동질감을 통해 스스로를 치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의 캐릭터가 관객과 유사한 위치에 있다면 관객들은 그 캐릭터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을 하거나 해당 캐릭터의 몰락을 보며 교훈을 얻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안도한다.
 이러한 동질감을 통한 정서 회복은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라는 매체의 개인성에서 비롯된다. 영화라는 매체는 보편적인 틀이 짜인 학문적인 콘텐츠로 보이는 한편 개별적 감성을 자극하는 개인적 매체임에도 틀림없다. 따라서 ‘시네마 테라피’는 그 형체가 두루뭉술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동질감 형성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돌이켜보고 또 회복하는 일련의 과정은 각각의 주체들이 스스로 경험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같은 영화라 할지라도 경험과 상황에 따라 각자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사실 자신에게 필요한 영화를 찾는다는 행위에서 이미 시네마 테라피는 시작되고 있다.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힐링의 시작이며 치료의 과정인 것이다. 살다보면 만사가 우울할 때가 있다. 삶이 팍팍하다 느껴질 때, 자신의 기분을 환기시켜 줄 영화 한편 찾아보며 쉬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그것이 바로 삶속의 여가이며, 또 지친 일상에 단비를 내려줄 시네마 테라피가 될 것이다.
▲ 권신우(경영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