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힙덕기자의 사리사욕 채우기
어느 힙덕기자의 사리사욕 채우기
  • 정혜윤 기자
  • 승인 2015.03.01 15:37
  • 호수 15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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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힙합’을 좋아한다. 힙합은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진짜 자신의 속내를 내보일 수 있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많은 말을 삼키곤 했던 기자에게 둔탁한 비트 위 거친 랩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사람은 원래 상극의 성격을 지닌 자에게 끌린다’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나와는 전혀 다른 이 음악이 좋았다.
고등학교 시절 나를 지탱하게 했던 유일한 끈이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하나의 꿈이 됐다. 많은 독자에게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를 기사로 알릴 수 있게 된 것. 회의에서 ‘힙합’ 기획이 통과됐을 때, 길었던 통화가 끊기고 인터뷰를 하자는 대답을 얻었을 때 그 짜릿함, 심장의 두근거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예술가들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개시한다는 오후 10시. 망원동 스튜디오에서 ‘가리온’을 가까이서 만났다. 콘서트에서 봐왔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기대했건만 동네아저씨라도 만난 것처럼 소탈하고 푸근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시작 후 달라진 눈빛이 기자를 ‘심쿵’하게 만들었지만. 힙합계에 몸을 담은 지 20년이 돼가지만 매 순간 그들이 느끼는 것, 그리고 그들이 구현하고 싶은 음악은 여전히 무궁무진했다. 영감을 얻고 이를 고민하느라 파릴 날릴 시간도 없다는 말이 모든 것을 대신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혼자서 녹음 파일을 두세 번 곱씹을 정도로 진국인 대사들이 많았다. 그 중 ‘우리는 한 번도 창피한 가사를 쓰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비트에서 힙합을 한 적이 없어요’라는 MC메타의 말이 기자의 가슴에 콕 박혔다. 쓸 만한 기획거리가 없다며 인터넷을 뒤지고 멀리까지 취재 간다며 불평했던 지난날의 기자는 본인이 쓴 기사 앞에서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시간가량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기자의 머릿속엔 한 질문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너는 너 스스로가 자신 있는 기사를 쓰고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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