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지난겨울 시청 앞 스케이트장. 난간에 기대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저 편에서 여자 아이가 오빠 손을 잡고 어기적 얼음 길을 헤쳐 나갔다. 그 광경이 우스워 한참을 봤다. 나름대로 열심히 빙판 위를 걷던 아이가 ‘콩-’하고 넘어졌다.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어머니가 놀란 토끼눈이 돼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엄마를 보고서야 울음을 그쳤다. 다친 데는 없냐며 손을 잡아주는 어머니. 아이가 목마르다고 하자 어머니는 가방에서 물을 꺼내 아이를 먹였다.
모녀의 모습이 예뻐 카메라를 꺼내 허둥지둥 셔터를 눌렀다. 문득 ‘엄마, 물-’하던 어릴 적의 내가 떠올랐다. 저 아이는 여섯 살이나 되려나. 갑자기 스물넷의 나이가 버겁게 느껴지며, 아이가 부러워졌다. 마음껏 응석 부릴 수 있는 나이. 우리는 어른일까. 저 아이에게 샘이 난다면 아직 어른은 아닐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