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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웅 기자 (dnddl2004@skkuw.com)
개강 첫날부터 지각이다. 혜화역 1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두 계단씩 성큼성큼 뛰어 올라갔다. 길게 늘어선 줄. 한참을 기다려 셔틀버스를 탔다.
한 수레 가득 짐을 싣고 신관 A동에 도착했다. 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저기 경비원 아저씨가 계신다. 가서 물어봐야겠다. “806호는 어떻게 가야 해요?”
서점에선 팔지 않는 전공서적. 당장 내일이 수업인데,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일단 도서관에서 빌리긴 했다. 필요한 부분만 복사해야지.
셔틀버스 기사님, 기숙사 경비아저씨, 복사실 아주머니…. 언제부턴가 당연한 존재가 돼버린, 꼭 필요한 사람들. 우리 곁의 소중한 사람들. 그래서 눈여겨 보기로 했다. 학교에 있는 우리의 이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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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를 몬지 벌써 11년째에요, 11년” 그는 오늘도 분주히 혜화역과 캠퍼스 사이를 오간다. 학교까지 오르는 험준한 산길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건 그들이 있어서다.
학생회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많은 학생이 찾는 이곳. 새로 들어온 물건을 진열하고 있는 그녀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환하게 웃으며 그녀는 말했다. “학생들한테 많이많이 오라고 해줘요!”
인상 좋은 아주머니를 상상했다. 식당에서 만난 사람은, 뜻밖에도 훈남 요리사. 정갈한 흰색 위생복을 갖춰 입은 모습에선 품격을 느꼈다. 사생들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는 훈훈한 그가 있어 마음까지 배부르다.
열람실을 이용하는 학생이라면 꼭 한 번은 이용해봤을 이곳. 그녀들의 맑은 웃음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한 마디를 덧붙인다. “포토샵 예쁘게 해주셔야 해요!”
‘현재 근무 중’ 2월 마지막 주에 만난 그는 학생들의 입사를 돕고 있었다. 사생들 가까이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는 그. 출입 게이트 앞의 그 덕분에 사생들은 든든하다.
“문방구에는 아련한 추억 속 동심이 있습니다” 물총과 비눗방울 등 재밌는 장난감이 가득한 곳. 추억이 덤으로 따라오는 곳. 이곳에 가보자. 검은 두건을 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새빨간 경광봉. 그 주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지키며 차와 사람을 통제하는 주차관리원. 차와 사람이 많이 다녀 위험한 길목마다 그들이 있다. 안전한 등하굣길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사람. 학교를 오가며 마주친다면 꼭 인사드리자. “고생 많으십니다”
‘웅- 웅-’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복사기. 그 위에서 바삐 움직이는 손. 개강하면 책장을 넘기는 그녀의 손놀림은 더욱 바빠져야 할 터. 많은 업무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