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정락 기자 (woo7875@skkuw.com)

 

 

청년들의 취업난은 이제 사회에 만연한 뿌리 깊은 문제로 여겨진다. 청년 실업률은 작년 말 9%를 넘어서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사자인 청년들의 경우, 취업은 지상과제가 돼 버렸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와 자기계발 열풍 또한 사그라질 줄 모른다. 그러나 모두가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긴 것은 아니다. 엇비슷한 취업의 길에서 벗어나거나 자신의 재능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창업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청년이 창업한 회사는 지난해보다 4.7% 증가했으며 대학 창업 동아리 수도 급증하고 있다.
창업의 분야는 다양한데 그 중 최근 유독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그 주인공은 앱 창업이다. 스마트폰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필수품이 됐다. 그리고 앱은 스마트폰의 필수품이 됐다. 이에 따라 앱스토어의 크기와 수익이 나날이 증가하며 앱을 통한 창업이 ‘성공신화’의 새로운 주역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배달의 민족’과 같이 큰 성공을 거둔 청년 창업자의 이야기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전파되며 새로운 ‘성공 내러티브’의 전형을 구축한 것도 이에 한몫했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시장의 상황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매년 수익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50억 달러(약 16조 4000억원)로 그 중 100억 달러가 앱 개발자들에게 돌아갔다고 한다. 세계 경제가 창조기반경제로 이행돼 가면서 1인 창조기업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콘텐츠 산업 분야가 1인 창조기업에 최적이라는 점을 들며 전문가들도 앱 창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이밖에도 여타의 창업보다 적은 자본금으로도 시작할 수 있으며, 아이템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점 등이 앱 창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 앱스토어의 특성상 전 세계가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앱 창업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가능성만큼 한계도 뚜렷하다. 여타의 창업과 마찬가지로 앱 창업 또한 ‘지속가능성’에 관한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2년 국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5년 이내 폐업율은 82.8%다. 창업자가 5년 후에도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채 20%가 안 된다. 이는 앱 창업자들 역시 고민해야 할 문제다. 더군다나 앱의 경우 이용자들이 하나의 앱을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다가 동종 앱들과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쉽지 않다.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앱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또한 청년들의 앞을 막는 진입장벽이다. 어렵사리 앱을 만들고 나면 다음에는 홍보 및 마케팅이라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중소기업청에서는 ‘스마트 창작터’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위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청년 창업자들에게 앱 개발 및 기획을 위한 교육을 하며 창업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주고 창업 후에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총 30개의 기관이 선정돼 활동 중인데, 그 중 대다수가 대학교다. 이들은 재학생, 예비창업자, 1년 미만의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앱 개발 및 홍보 등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