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보라 기자 (togla15@hanmail.net)

 

지난 1달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하면 긴 수습 트레이닝이 끝났다. 평소에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나는 성대신문에 지원서를 낸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떨어지면 어쩌지? 면접에 가서 아무 말도 못하면 어쩌지? 하는 고민 속에 대학생활의 첫 도전으로 택한 것이 성대신문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성대신문에 쏟는 많은 시간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성대신문의 일부를 체험했던 트레이닝 기간 중에 이러한 두려움이 쓸 데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학생 신분으로 학교의 공식기관에서 나오는 신문에 ‘김보라 기자’가 박혀있는 기사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학교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만큼 짧은 지식과 문장력을 보완하게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한해를 더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 지면평가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학생이 쓴 기사라고 해서 기성언론의 기사보다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성언론은 볼 수 없는 세심한 눈을 가지고 학교의 내부문제를 들춰 낼 수도 있을 것이며, 기성언론에서는 대학문화의 표면밖에 못 보지만, 직접 겪는 학생기자들은 그 시선에 맞추어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종이 매체의 한계와 신문에 대한 대학생의 관심하락에 의해 대학언론은 위기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언론의 중요성마저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대학언론의 역사에 대해 배우고 언론인으로서의 자세를 배우며 지금은 당연시 여기는 성대신문의 여러 글이 과거에는 더 큰 억압 속에 쓰이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니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고등학교 학창시절 중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사회문제들이 대학교에 들어와서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면서 든 마음이 있다. ‘무관심이 때로는 더 악하다.’라는 생각이다. 성대신문에 속해있지 않은 친구들이나 다른 학우들은 마감일에 허덕이고, 취재원의 차가운 반응에 골머리 앓는 성대신문 기자들을 보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왜 저렇게까지 고생을 하지? 그냥 대충하지‘ 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말이다. 사실 나도 작년에 친구가 성대신문에서 일하면서 징징대면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성대신문에 속한 기자로서 책임감이 달라졌다. 결국 누군가는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질문을 해야 하고 더 알기 쉬운 글을 쓰기위해 몇 번을 고쳐가며 밤을 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하게 되어 이전과는 다른 책임감이 너무 무겁게도 느껴지지만 그와 더불어, 보람 있는 일 년이 될 것 같아 기대도 된다.
마지막 부서 배치 때 처음부터 지망했던 학술부에 배치 받았다. 수습 기간인 4주 동안 마음속으로 부서가 여러 번 바뀌었다. 모든 부서가 다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회에 관심을 더 기울일 수 있는 사회부, 대학생 문화를 직접체험하며 흥미로운 글을 담아내는 문화부, 학교의 심장인 보도부까지 모두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학술 부를 택한 것은, 그동안 항상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있고 교육체계에 불만이 많았던 나의 욕심을 채워줄 수 있는 부서가 학술부이기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부족한 전문지식과 교수님과의 수준차이에 의해 절망할 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지적으로 성장할 내 모습을 기대해본다.
아직 정 기자의 업무는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쓴 수습일기는 어쩌면, 과장되었거나 너무 신문사를 과소평가했을 수도 있다. 다만, 일 년간 개인적으로도 성장하고 학교에도 도움이 되는 기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