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 학기가 시작되고, 새내기 성균인들이 활기차게 캠퍼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고 때로는 그들처럼 젊어진 듯 착각하기도 한다. 아직 곳곳에 지난겨울의 흔적이 힘겹게 매달려 있지만, 교정 한켠의 너도밤나무 잔가지에 걸린 실바람에서 새봄의 진한 향기가 묻어난다.

그동안 명문대 입학이라는 일생일대의 꿈을 향해 달려왔을 우리 새내기들은, 이제 성균관의 품 안에서 잠시 쉴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약간의 일탈과 방종도 젊음의 특권으로서, 용인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여유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은 매우 각박하고, 그 현실을 대하는 젊은이들의 마음가짐은 실제 현실보다 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성장기를 거쳤다고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맞닥뜨리게 될 현실은 엄혹하다.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은 대한민국이 본격적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점점 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요행히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더 험난한 생존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은 경쟁의 끝없는 연속이며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면, 마땅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역량, 즉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인가?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능력과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력(C)과 그 핵심 구성 요소인 능력(A), 인성(I)의 관계를 단순하게 도식화한다면 C= A × I의 등식으로 표시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서 C=A + I가 아님을 유의하라. 즉 능력이나 인품이 0인 경우, 나머지 요소가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경쟁력은 0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 새내기 성균인들의 상당수는 대학 생활의 낭만을 충분히 만끽할 마음의 여유도 없이 곧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이른바 갖은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릴 것이다. 물론 스펙이라는 것도 개인의 능력 일부로 평가될 수 있으며 경쟁력의 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성균인들은 위 'C= A x I'라는 경쟁력 공식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한다. 인성이야말로 능력에 못지 않은 성공 요소이며, 인성이 바탕이 되지 않은 능력은 0, 경우에 따라서는 마이너스 경쟁력을 의미하며, 이는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될 뿐이라는 점이다.

인성은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함의를 가지지만, 그 기본은 善이고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형태로 나타난다. 공자께서 그 제자인 자공에게 하신, ‘기소불욕물시어인’(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타인에게 시키지 말라)이라는 말씀도 배려와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인성 자체가 곧 경쟁력이자, 돈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최근 발생한 어느 항공사의 소위 ‘땅콩 회항’ 사건에서 여실히 입증되었다.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항공사의 부사장인 딸이 이륙 준비 중인 비행기 안에서 직원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언행은 인간으로서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 배려를 결한 ‘갑질’로 매도되었고, 이로 인하여 자신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회사에 수백, 수천억 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 것이다.

우리 성균관대학은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이념을 바탕으로 학문의 궁구와 함께 인격 도야를 최고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바, 이는 오늘날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각고의 노력 끝에 최고의 배움터에 들어선 젊은 성균인들이여! 이제는 스펙보다 인성이다.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선한 인재가 되어 줄 것을 당부한다.